혁명, 그 처절한 자화상
혁명, 그 처절한 자화상
  • 김현정 체칠리아
  • 호수 69
  • 승인 2013.11.28 09:1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안드레아 쉐니에 ②

오페라 ‘안드레아 쉐니에’는 17세기 프랑스 혁명 당시의 계급투쟁, 정치적 음모, 부정부패 등을 귀족의 딸 막달레나, 그녀의 하인 제라르, 그리고 막달레나가 사랑하는 안드레아 쉐니에의 인물구도를 통해 풀어낸다. 1편의 마지막 장면은 막달레나와 안드레아 쉐니에가 마지막 이중창을 부르며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모습이다. 

▲ 프랑스 혁명당원이던 자크 루이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
오페라 ‘안드레아 쉐니에’는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 감옥습격으로 시작된 프랑스 혁명을 시대배경으로 하고 있다. 신분사회에서 시민사회로 변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신분적 대립과 갈등을 밑바탕에 깔고, 높고도 가파른 ‘신분장벽’을 뛰어넘으려는 하인 제라르의 주인집 여인 막달레나에 대한 사랑과 증오, 그리고 안드레아 세니에와의 삼각관계를 다룬 작품이다.

오페라 ‘안드레아 쉐니에’는 픽션이 아닌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하고 있다. 주인공 안드레아 쉐니에(1762~1794)는 실존 인물이다. 1762년 콘스탄티노폴리(Costantinopoli)에서 태어난 그는 외교관이었으며 시인이었다. 그의 시는 각색돼 오페라에서 두편의 아리아로 인용됐다. 귀족이었던 안드레아 쉐니에는 굶주린 백성을 동정해 혁명가들의 클럽인 ‘푀양파(Feuil lants)’에서도 활동했지만 공포정치의 냉엄한 숙청과정에서 단두대에서 사형당했다. 푀양파는 프랑스 혁명 때인 1791년 7월 16일에 결성된 정치클럽이다. 본부가 프랑스 파리 튈르리 왕궁에서 가까운 푀양수도원에 있어서 푀양파로 불렸다. 자코뱅당黨을 탈퇴한 의원들이 부유한 시민, 지주 등과 연대해 결성했다.

이처럼 이 오페라는 아름다운 아리아와 성악가의 진수를 보여주는 장면 외에도 너무도 많은 프랑스 혁명 당시의 역사적ㆍ예술적 증거물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당시 명성이 자자했던 화가이자 혁명당원이던 자크 루이 다비드(J.L.David)의 유명한 그림 ‘마라의 죽음’이 대표적 사례다. 이 그림은 브레겐츠 오페라 페스티발 같은 현대오페라 무대에 ‘안드레아 쉐니에’의 단골무대장치로 전시됐다. 이에 따라 이 오페라는 프랑스 혁명을 상징하는 대표적 오페라로 자리를 잡았다.

오페라 ‘안드레아 쉐니에’는 프랑스 혁명이 얼마나 처절했는지 엿볼 수 있는 오페라이자 논픽션 오페라인 베리스모 오페라의 대표 작품이다. 안드레아 쉐니에의 작품집은 오랫동안 거론되지 않다가 빅토르 유고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프랑스의 낭만파 시인, 소설가 겸 극작가인 그는 불후의 걸작으로 꼽히고 있는 「노트르담 드 파리」 「레미제라블」을 남겼다. 그는 프랑스의 국민적 대시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이 때문에 오페라는 이탈리아어로 돼 있지만 무대는 프랑스다. 이 오페라는 안드레아 쉐니에가 사형장에 끌려가기 전 남긴 말로도 유명하다. “… 이렇게 갈 것인가 … 아직 난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의 나이 31살이었다.
김현정 체칠리아 sny409@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jungdong 2013-12-03 15:53:27
김현정 체칠리아님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의 연재를 축하합니다.
흥미로운 내용의 오페라의 주제와 내용을
잘 설명해 주시리라 기대 됩니다.
부천에서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775 에이스하이테크시티 1동 12층 1202호
  • 대표전화 : 02-2285-6101
  • 팩스 : 02-2285-6102
  • 법인명 : 주식회사 더스쿠프
  • 제호 : 더스쿠프
  • 장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2110 / 서울 다 10587
  • 등록일 : 2012-05-09 / 2012-05-08
  • 발행일 : 2012-07-06
  • 발행인·대표이사 : 이남석
  • 편집인 : 양재찬
  • 편집장 : 이윤찬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병중
  • Copyright © 2025 더스쿠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thescoop.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