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2% 금융株의 자유
시가총액 12% 금융株의 자유
  • 김세형 객원기자
  • 호수 68
  • 승인 2013.11.18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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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풀린 금융주 공매도 금지

금융주 공매도 금지가 올 11월 14일 해제됐다. 2009년 1월 비금융주의 공매도 금지가 풀린 지 4년10개월여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공매도 금지 해제가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주가 시가총액의 12%에 달하기 때문이다.

▲ 금융주 공매도 재개가 자본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되고 있다.
‘없는 걸 판다.’ 공매도다. 주식ㆍ채권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매도주문을 내는 거다. 여유기간은 3일. 그 기간 안에 주식ㆍ채권을 사서 매입자에게 돌려주면 된다. 잘만 하면 짭짤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약세장에서 그렇다.

이처럼 공매도는 유동성을 공급하는 순기능이 있다. 하지만 주가하락을 노린 투기적 공매도 세력이 판을 치면 특정기업의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코스피ㆍ코스닥 전 종목의 공매도를 금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금융시장 안정조치의 일환이었다.

이런 공매도 규제가 최근 완전히 풀렸다. 2009년 1월 비非금융주가 해제된 이후 올 11월 14일 금융주 규제가 풀렸다.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ㆍ한국거래소는 이날 ‘공매도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금융주의 공매도 금지조치를 해제하고, 발행주식의 0.5% 이상 공매도 잔고를 보유한 투자자는 공매도 잔고를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국제금융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미국ㆍ영국 등 선진시장은 물론 올해 8월 그리스도 금융주의 공매도 금지를 해제했다.

금융주의 공매도 거래허용으로 자본시장에 활력이 깃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주가 시가총액의 12%에 달해서다. 실제로 공매도 금지조치가 지속되면서 금융주의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다. 금융주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08년과 2009년 각각 9352억원, 9214억원이었는데, 올 상반기엔 3525억원으로 ‘3분의 1 토막’ 났다. 이 사례는 공매도 금지가 풀리면 거래량이 부쩍 늘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자가 주목할 점은 공매도 금지가 풀린 이후의 주가다. 일반적으로 공매도가 증가하면 수급여건이 악하돼 주가가 떨어진다. 하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금융주 공매도 허용이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태경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거래대금이 5%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정욱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09년 6월 비금융주 공매도 금지 해제 조치 이후의 코스피 흐름을 보면 주가하락 시그널이 없었다”며 “금융주 공매도 거래 허용 조치가 금융주 주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프랑스ㆍ벨기에 등 유럽국가들이 금융주 공매도 금지를 철회한 2012년 2월 14일 직후 금융주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가 유동성을 증가시켜 주가상승을 견인한 것이다.

공매도가 허용됨으로써 평균 거래대금이 높은 대형주의 거래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은행업종의 경우 하나금융과 KB금융을 선호주로 꼽고 있다. 내년도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정치 대비 밸류에이션이 안정적일뿐더러 부동산 시장 회복의 수혜주라서다.
김세형 객원기자 jk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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