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전만 해도 ‘창업’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부자’ ‘사장님’ ‘성공’ 같은 키워드가 따라왔다. 지금은 다르다. 창업하면 ‘실패’ ‘노예’ 같은 단어가 연관검색어에 함께 뜬다. 이는 창업시장의 온도가 달라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20년 전만 해도 10명이 창업하면 3~4명은 성공했다. 나머지 3~4명은 유지, 나머지는 실패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규창업 성공률이 20~30%밖에 되지 않는다. 연예인 창업도 예외는 아니다. 연예인은 대표적인 비정규직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인기는 영원하지 않다. 그나마 현재 인기가 있는 연예인은 창업 성공확률이 괜찮다. 하지만 한물간 연예인은 생계를 위해 하는 창업시장에 뛰어들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꽤 많다.
온도 달라진 창업 시장
대표적인 사례가 룰라 출신의 김지현이다. 김지현은 올 초 한 방송에 나와 청담동에 와인바와 소주카페를 차렸다가 빚더미에 앉은 사연을 고백했다. 김지현은 당시 방송에서 “청담동에 330㎡(약 100평)짜리 와인바를 창업하게 됐다가 빚더미에 앉게 됐다”며 “유지비로만 한달에 6000만원씩 나가 이를 감당할 수 없어 3년 만에 사업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다르다. ‘연예인이 가게를 운영한다’는 건 특별한 뉴스거리가 아니다. 더욱이 연예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가더라도 이들과 마주칠 가능성은 낮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 창업에 성공하는 연예인 중 상당수는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매장을 직접 운영한다. 여의도에서 고깃집으로 성공한 김종결씨는 수년간 고객의 신발정리를 직접 하는 등 가게를 꿋꿋하게 운영하면서 고객의 마음을 훔치는 데 성공했다.
둘째 실패 원인 중 하나는 창업시장의 공급과잉에 있다. 수요자는 한정돼 있는데, 상가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갈 곳이 늘어난 반면 창업자 입장에선 경쟁이 치열해졌다. 갈 곳이 많아진 소비자들은 당연히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연예인 가게라도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외면을 받게 마련이다.
‘소비가치’ 개념에서 보면 소비자는 지불한 가격 대비 만족도를 가장 중요한 구매결정 요소로 꼽는다. 이런 시장상황을 도외시한 채, 특별한 전문성 없이 연예인 간판만 내세워서는 곤란하다. 연예인이라도 창업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큰코다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요즘 창업시장은 살벌하다.
창업 준비기간은 최소 1년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 투자는 물론 운영상의 차별화된 소비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십상이다. 최근 창업시장은 성공보다 실패가 많다. 이럴 때일수록 섣불리 창업하는 것보다는 창업준비 기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창업이란 최소 30년 동안의 업業을 결정하는 일이다. 이 때문에 30년의 10%에 해당하는 3년은 아니더라도 최소 1년 이상의 창업준비 기간을 갖는 게 좋다. 창업시장에서 비운의 주인공이 되지 않으려면….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대표 start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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