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날뛰면 고객들이 튄다
수익률 날뛰면 고객들이 튄다
  • 조경만 금융컨설턴트
  • 호수 65
  • 승인 2013.10.28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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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수익률 선호하는 투자자들

▲ 투자자들이 브랜드보다는 투자 철학을 갖고 안정적 수익률을 올리는 자산운용사를 선호하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브랜드를 보고 자산운용사를 선택하는 투자자들이 사라지고 있다. 브랜드에 비해 수익률이 좋지 않아서다. 오르락내리락 널을 뛰는 수익률에 대해서도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안정적인 수익률이 더 중요하다. 이젠 자산운용사의 투자 철학이 투자자들의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

박스권 주식시장이 계속되면서 흥미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자산운용사를 재평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서다. 큰 변화 없이 부익부빈익빈이 지속되던 자산운용사들의 펀드수탁고(순자산)에 변화가 생긴 거다. 펀드수탁고는 곧 고객의 반응이기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펀드시장에서 자산운용사의 브랜드•홍보력•지점수는 투자자가 자산운용사를 선택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대형증권사가 득을 봤다. 삼성•미래에셋•한국•KB 등이 대표적이다. 2013년 7월 기준으로 이들의 수탁고는 7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최근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의 수탁고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수익률에 있다. 수익률이 줄어드는 덴 이유가 있다. 짧은 기간 자산운용사 CEO를 평가하는 풍토 때문이다. 국내기업 CEO의 사업평가기간은 통상 1~2년 단위다. 자산운용사도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운이 좋고 경기가 좋은 시기에 CEO가 되면 어부지리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지만 경기가 나쁘면 그 반대다.

그래서 CEO는 두가지를 선택한다. 수시로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거나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건 닥치지 않고 취급한다. 1년 혹은 분기별도 모자라 월별•주별•일별로 실적을 관리•평가하는 CEO도 있다. 결국은 단기간에 대박을 낸 사람이 성공모델이 되고, 금융문화는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다.

 
물론 목표를 갖고 영업을 하고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 진정한 투자는 수익관리가 아니라 손실관리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예컨대 1억원의 자금을 돌릴 때 수익률이 50%와 마이너스 50%를 오가며 널을 뛴다면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계산상으로도 그렇다. 투자 둘째해에 수익률이 50%라도 첫해 수익률이 마이너스 50%라면 2500만원을 손해본 셈이다. 하지만 둘째해 수익률이 10%에 불과하더라도 첫해 수익률이 마이너스 5%라면 450만원의 수익을 남길 수 있다.

이제는 규모로 승부하는 시대가 아니다. 여전히 대형자본이 유리하겠지만 철학과 원칙이 없는 대형자본은 소신이 분명한 소형자본보다 못하다. 최근 신영자산운용이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수탁고가 늘어났다는 건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들은 대형우량주 중심의 시장추종이 아니라 꾸준하게 저평가된 가치주와 시장에 흔들리지 않는 우량주를 찾는 전략을 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 1위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연금기금(GPFG)이 삼성•미래에셋•한국•KB 등 대형 자산운용사가 아닌 국내 토종 자산운용사 트러스톤을 위탁운용사로 선정해 주식 3억 달러(약 3200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트러스톤은 그들만의 명학한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자산을 운용해 일정한 수익률을 올렸다. 수조원 이상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여전히 이런 지적을 외면할지 모른다. 하지만 개미들은 큰 폭으로 춤추는 수익률을 보여주는 운용사보다는 안정된 수익률을 보여주는 운용사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 iuncle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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