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랭크 in | 그래비티 : 광활한 우주와 삶으로의 선택

영화는 지구 대기권 밖의 고요한 심연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그곳엔 익스플로러 우주왕복선이 떠 있다. 처음 우주로 나가 일을 하게 된 뛰어난 의료 공학박사인 라이언 스톤(샌드라 불록)은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선 바깥에서 지휘관인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와 함께 작업을 하던 중 비상사태를 맞는다. 지구 반대편에서 폭파된 구식 인공위성이 부서지면서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그 잔해가 만들어낸 폭풍이 익스플로러와 같은 궤도로 날아와 충돌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우주왕복선은 파괴되고 두 사람은 유일한 생존자가 되지만 우주비행관제센터와의 통신은 두절되고 구조될 가능성도 사라진다. 우주공간을 표류하는 두 주인공이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무력감을 떨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만 하는데 구조 가능성은 너무나 희박하고 공포로 인해 거칠어지는 호흡으로 산소는 점점 고갈돼 간다.
3D로 제작된 영화는 우주 공간 속에서 직접 떠다니며 지구와 우주를 바라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특히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와 환상적인 일출은 뭉클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공포에 떠는 샌드라 불록의 모습을 볼 때면 몸이 굳어질 만큼 긴장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비티’의 감독ㆍ제작ㆍ공동각본을 맡은 알폰소 쿠아론은 “우주와 우주탐험은 언제나 나를 매료시켰으며 지구로부터 분리되는 상상은 신화적이고 낭만적인 면이 있다고 믿었기에 이번 영화를 찍게 됐다”고 말했다.
인간이 지구에서 수백㎞ 떨어진 상공에서 탐험을 시작한 이래 수십년 동안 우주비행에 내재된 위험성은 커져 왔다. 이 위험은 바로 인간이 키운 것으로 과거 우주 임무에서 남은 쓰레기들과 기능을 다한 인공위성의 잔해 더미가 언제라도 재앙을 촉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사(NASA)는 이 위험한 시나리오에 ‘케슬러 신드롬’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그래비티’는 이런 현상이 우주비행사와 우주선의 안전을 위협하게 되고 지구에 있는 우리의 안전까지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심각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래비티’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 CG합성과 애니메이션이 필요했기 때문에 사람과 기계의 완벽한 조화가 필요했다. 이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연출, 카메라 앵글, 조명, 디자인까지 아우르는 전체적인 프리비즈를 새롭게 설계했다.
이런 노력으로 많은 부분이 완전한 실사처럼 보여 멋진 장면이 연출됐다. 또한 라이트박스를 제작해 반사하는 빛과 그림자, 낮과 밤, 다양한 환경을 보다 매끄럽게 촬영했다. 이 빙글빙글 도는 라이트박스 안에서 많은 날을 혼자 보낸 이 영화의 주인공 샌드라 블록은 “실제 우주에서 겪는 외로움을 느꼈고, 그래서 연기에 잘 반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외롭고 캄캄한 우주에서 생존해 지구로 귀환하려는 주인공들을 중력의 힘으로 잘 표현한 영화 ‘그래비티’는 우리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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