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으로 뒤바뀐 수산물 지도
방사능 공포가 수산물 지도를 바꿔놓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과 가까운 동해와 남해산 수산물은 외면받는 반면 서해에서 잡히는 새우나 꽃게는 인기를 끌고 있다. 높은 몸값을 자랑하던 제주갈치가 아프리카 세네갈산産에 밀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최근 고등어·오징어·명태 갈치 같은 (동해에서 많이 나는 어종의) 소비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어획량은 평년과 비슷한데 수요가 줄어 가격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여름부터 방사능 이슈가 불거지면서 소비자 사이에서 수산물 기피 현상이 심해졌다”고 덧붙였다.
국내산만이 아니다. 원전과 가까운 지역의 러시아·중국산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 불신은 되레 커졌다. 관세청이 발표한 ‘유통이력 관리 수산물 수입동향’에 따르면 러시아산 명태 수입량은 지난해 20만9000여t에서 올해 9월까지 12만여t으로 크게 감소했다. 중국 수산물 수입량은 2011년 10만5000여t에서 지난해 7만979t 올해 9월까지는 4만8000여t으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부분은 수입산 수산물의 판도 역시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심엔 아프리카산 수산물이 있다. 10월 10일 관세청 발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091t이 수입된 세네갈산 냉동갈치는 올 9월 현재 1만3229t으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중국산 냉동갈치의 수입량이 가장 많았지만 올해는 세네갈산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세네갈산 갈치는 비싼 몸값을 자랑하던 제주산 갈치까지 뛰어넘었다. 올 10월 초 한 대형마트에서 제주산 냉동갈치 가격은 100g당 3490원이었는데 같은날 세네갈산 냉동갈치는 100g 당 5980원에 팔렸다. 아프리카 국가인 튀니지 뱀장어 수입비중도 지난해 전체 5.5%에서 올 9월 현재 11.4%로 두배가량 늘어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방사능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내 수산물 소비가 위축됐다”며 “과거에 비해 수입산을 찾는 고객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외 수산물 확대에 힘쓰고 있다”며 “국내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판촉활동은 물론 방사능 측정기를 구비해 놓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 | @story6931
Issue in Issue 어민 잡는 방사능
정부대책 나왔지만 어민들은 ‘시큰둥’


10월 7일 해양수산부는 일본산 고등어 등 수산물의 원산지 거짓표시 방지를 위해 매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지방자치단체, 해양경찰청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원산지 거짓표시로 적발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 수위도 높였다.
정부가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한 소비자는 “국내 해안에서 잡힌 수산물은 안전하다고 하는데 원산지를 속이면 그만 아니냐”며 “바다에서 돌고 돌면 결국 방사능에 노출된 수산물을 먹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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