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탄생 1년의 기록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9일 두 유통공룡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품에 안은 순간이었다. 유통업계 안팎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인수금액이 1조원이 훌쩍 넘은데다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년, 롯데하이마트는 시너지를 내고 있을까.

이 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났는데, 하이마트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실적이다. 하이마트 실적을 제외하면 롯데쇼핑의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가율은 마이너스 8.4%로 떨어진다. 롯데하이마트가 롯데쇼핑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대량구매를 통해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어, 내실도 탄탄해진다. 롯데의 디지털파크 전환전략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파크 15개점 중 8개점은 하이마트로 전환됐다. 남은 7개점은 현재 공사 중이거나 10월 중 재오픈한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4년부터 디지털파크 전환에 따른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풀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은 것도 사실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전형적인 가전 양판점인데, 이 업종의 성장성은 높지 않다. 수익원을 새롭게 발굴하는 게 어려운데다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다. 인수자금을 마련하느라 빌린 원금과 이자도 아직은 고민거리다. 롯데쇼핑이 갚아야 할 이자는 연 250억~300억원 규모다. 금리가 낮긴 하지만 차입금을 갚기 위해 발행한 회사채 역시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5600억원이던 롯데하이마트의 차입금은 올 6월 기준 2036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회사채는 같은 기간 2991억원에서 6327억원으로 100% 이상 늘어났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낮은 회사채로 갈아타면서 이자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막대한 인수자금으로 인한 채무는 숙제”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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