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온 하이마트 효자 노릇 ‘톡톡’
굴러온 하이마트 효자 노릇 ‘톡톡’
  • 김미선 기자
  • 호수 61
  • 승인 2013.10.04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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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탄생 1년의 기록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9일 두 유통공룡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품에 안은 순간이었다. 유통업계 안팎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인수금액이 1조원이 훌쩍 넘은데다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년, 롯데하이마트는 시너지를 내고 있을까.

▲ 롯데하이마트의 출범 1주년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은 롯데마트 잠실점 내 하이마트 매장.
지난해 말 유통공룡 롯데가 하이마트를 품에 안았다. 둘의 합병을 두고 주위에선 반신반의했다.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거대인수자금이 동원됐지만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지는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1년이 흐른 지금, 평가는 나쁘지 않다. 올 상반기 롯데하이마트(하이마트)의 영업이익은 951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마트가 롯데쇼핑에 인수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637억원)와 비교하면 49.3% 증가했다. 덩달아 롯데쇼핑의 실적도 커졌다.

이 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났는데, 하이마트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실적이다. 하이마트 실적을 제외하면 롯데쇼핑의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가율은 마이너스 8.4%로 떨어진다. 롯데하이마트가 롯데쇼핑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하이마트가 ‘반짝 성장’에 그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롯데하이마트의 성장을 점치는 분석이 많다. 무엇보다 디지털파크 전환 플랜이 순조롭다는 게 긍정적이다. 디지털파크 전환은 롯데마트에 입점해 있는 가전양판점인 디지털파크를 롯데하이마트로 바꾸는 전략을 말한다. 이를테면 롯데마트에 ‘하이마트’를 입점시키는 ‘숍인숍 전략’이다. 하이마트와 디지털파크로 나눠져 있던 전자매장을 ‘하나로’ 합치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가능성이 커진다.

대량구매를 통해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어, 내실도 탄탄해진다. 롯데의 디지털파크 전환전략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파크 15개점 중 8개점은 하이마트로 전환됐다. 남은 7개점은 현재 공사 중이거나 10월 중 재오픈한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4년부터 디지털파크 전환에 따른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하이마트 측은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파크를 롯데하이마트로 전환하면서 매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매장 오픈 초기 이벤트 등으로 인한 단기 효과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샴페인을 터트리기엔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풀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은 것도 사실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전형적인 가전 양판점인데, 이 업종의 성장성은 높지 않다. 수익원을 새롭게 발굴하는 게 어려운데다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다. 인수자금을 마련하느라 빌린 원금과 이자도 아직은 고민거리다. 롯데쇼핑이 갚아야 할 이자는 연 250억~300억원 규모다. 금리가 낮긴 하지만 차입금을 갚기 위해 발행한 회사채 역시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5600억원이던 롯데하이마트의 차입금은 올 6월 기준 2036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회사채는 같은 기간 2991억원에서 6327억원으로 100% 이상 늘어났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낮은 회사채로 갈아타면서 이자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막대한 인수자금으로 인한 채무는 숙제”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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