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팅 과정에서 한 인물의 평판을 살펴보면 상사와 부하의 평가가 대조적인 경우가 종종 있다. 상사에게는 업무성과가 좋다는 평을 받는 인물이 부하직원들에게는 인정머리 없는 사람으로 통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헤드헌팅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사회에서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은 반문의 여지가 없다. 그것이 직장생활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관계는 마치 거미줄과 같아서 얽히고설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거리를 두려 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해바라기형 인물의 최후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해바라기형’의 인물을 만나게 된다. 옆과 아래는 쳐다보지 않고 위만 바라보고 사는 유형을 일컫는 말인데, ‘상사바라기’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상사의 말이라면 껌뻑 죽는다. 필요하다면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충성을 맹세하고 비위를 맞춘다. 그런 그들이 한가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일몰日沒의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는 사실이다.

연배가 한참 차이나는 후배들과도 자주 어울린 L부장은 사내에서 누구와도 쉽게 어울리고 대화가 가능한 인물로 통했다. 동료와 후배들에게 밥과 술까지 사는 그는 인기를 독차지했다.
그러나 L부장이 고운 시선만 받은 건 아니었다. 그는 동료들로부터 비아냥을 숱하게 들었다. ‘부하직원 챙기다 보면 출세하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정말 그랬을까.
시간이 흐르고 L부장은 CEO가 됐다. 지난날 좋은 관계를 형성한 부하직원들은 각계각층의 요직을 맡은 임원이 됐다. 반면 10년 전 상사바라기였던 임원들은 모두 퇴직해 일선에서 물러났다.
L부장을 CEO로 만든 것은 ‘관계’였다. 상사뿐만 아니라 동료와 후배에게 마음을 쓴 것이 그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게 만든 것이었다. 차곡차곡 쌓인 관계가 L부장에 대한 두터운 신망으로 이어졌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은 덕분에 리더에 오를 수 있었다는 얘기다.

멀리 보고 관계 맺어야
눈앞에 보이는 것만 생각하면 상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전부인 것만 같다. 그래서 함께하는 동료와 후배의 관계는 등한시하게 된다. 이것은 명백한 실수다. 멀리 보지 못하는 아둔함이 가져오는 오류인 셈이다. 관심 두지 않았던 후배가 어느날 리더가 되고, 그에게 고개를 숙이는 날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만 바라봐서는 관계를 맺을 수 없다. 옆과 아래에 관심을 두고 주변을 살필 필요가 있다. 평소 쌓아둔 관계가 ‘은혜를 갚은 까치’와 같은 은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이사 storytelling883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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