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랭크 in | 엘리시움 Review

영화 엘리시움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서기 2154년 지구는 황폐해지고 살기가 힘든 곳이다. 소득순위 1% 안에 드는 ‘가진 자’들은 가난ㆍ전쟁ㆍ질병이 없는 유토피아 같은 엘리시움으로 이주를 했다. 엘리시움은 호화로운 우주 정거장의 이름이다. 하지만 가난한 자는 지구에 남았다. 지구의 삶은 피폐했다. 먹고 사는 것이 힘들 뿐만 아니라 각종 질병이 퍼졌다.
맷 데이먼이 연기한 맥스는 엘리시움에서 인간의 삶을 도와주는 로봇 ‘드로이드’를 생산ㆍ폐기하는 공장에서 일한다. 엘리시움으로 갈 수 있는 차비를 모으는 게 목적이다. 그러던 어느날 공장기계의 오작동으로 맥스는 방사능에 감염된다. 5일 안으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죽음. 우연히 병원에서 만난 간호사가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함께 컸던 프레이(앨리스 브라가)였다.
하지만 맥스는 오로지 자신의 삶을 연장하기 위해 엘리시움으로 잡입하는 게 목적이다. 프레이의 딸이 백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걸 알았음에도 ‘엘리시움’에 대한 동경을 접지 못한다. 맥스는 그렇게 혼자 엘리시움으로 잡입하는데…. 과연 맥스는 악랄한 용병 크루거(샬토 코플리)의 저지를 뚫고 엘리시움에 들어갈 수 있을까.
내용에서 알 수 있듯 ‘엘리시움’은 기존 할리우드 영화의 콘셉트와 조금 다르다. 할리우드 영화의 주인공은 항상 모두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맥스는 오로지 자신의 살길을 찾기 위해 냉정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이런 면에서 ‘인간의 본성을 꾸미지 않고 가장 리얼리티하게 묘사한’ 할리우드 영화가 아닐까 싶다.
닐 블롬캠프 감독은 “빈곤의 바다 복판에서 부富를 누리고 있는 미국 도시들도 머지않아 ‘엘리시움’에서 볼 수 있는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갈수록 심화되는 불균형 속에서 우리가 전진할지, 아니면 자폭할지 모르겠지만 극심한 빈곤과 극심한 부에 대한 이미지를 나란히 놓고 바라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영화의 촬영장소는 화려한 부유층과 극심한 빈곤층이 공존하는 멕시코시티다. 그곳에서도 가장 열악한 장소를 찾아 쓰레기와 가짜 오물을 만들어 뿌렸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배우의 몸에 맞게 제작된 11㎏짜리 ‘원격제어복’을 입고 촬영한 맷 데이먼과 샬토 코플리는 날렵하고 잽싸게 움직이기 위해 힘든 트레이닝 과정을 거쳤다. 그래서인지 원격제어복을 입은 이들이 펼치는 액션연기는 볼 만하다. 영화의 결론이 희미하고, 끝부분에 스토리가 약해지는 흠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영화다.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guhs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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