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담은 도시 San Francisco
예술을 담은 도시 San Francisco
  • 손보미 ProjectAA* Asian Arts 대표
  • 호수 59
  • 승인 2013.09.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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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미의 Art & Dream

한증막 같던 여름이 언제였던가. 가을이 성큼 다가온다. 계절이 바뀌면서 1년의 절반이 흘렀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울 따름이다. 본업에 충실히 임하다가도 누군가는 여름의 뜨거운 추억을, 누군가는 옛 사랑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 샌프란시스코 유니언 스퀘어에 있는 하트 모양의 설치작품들.
출장차 다녀온 샌프란시스코. 필자는 여름의 끝자락에서 이곳이 떠오른다. 캘리포니아의 햇살, 바람과 여유, ‘딩! 딩! 딩!’ 케이블카의 경쾌한 소리, 안개와 바다를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붉은 금문교…. 기대치 않은 곳에서 만난 마음을 사로잡는 예술작품도 가슴을 다시 뛰게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이자 중심가인 유니언 스퀘어(Union Square) 거리 복판에서 만난 4개의 하트 모양의 설치 작품들. 알고 보니 도시의 명물이자 상징으로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으며, 구전효과를 일으키는 재미난 스토리가 숨겨져 있었다.

2004년부터 하나 둘씩 생긴 하트 모양의 설치미술은 매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 새로운 작품을 공개한다. 지역의 다양한 아티스트가 하트 모양 속 디자인을 바꾼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 디자인이 2~10월에 전시되고, 연말에 경매를 진행한다. 경매 수익금은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 중앙센터(San Francisco General Hospital Medical Center)의 아픈 환자를 위한 복지기금으로 쓰인다. 현재까지 130개가 넘는 하트를 통해 1000만 달러(약 110억원)가 모금됐다.

 
왜 하필 하트 조각상이 샌프란시스코를 장식하고 있을까. 이는 미국 음악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거장으로 통하는 재즈가수 토니 베넷의 명곡 ‘아이 레프트 마이 하트 인 샌프란시스코(I Left My Hearts in San Francisco)’에서 유래했다.

“파리의 아름다움은 어쩐지 슬프도록 빛나고, 로마의 영광은 이미 오래 전이라네…. 지독한 외로움에 빠져 맨해튼에 있다는 것마저 잊어버렸어. 언젠가 바다를 건너 내 고향으로 돌아가리. 내 마음(Heart)을 두고 온 곳 샌프란시스코. 언덕 위에서 나를 부르네.”

보헤미안 예술가들이 사랑한 자유와 낭만의 도시 샌프란시스코는 1849년 ‘골드러시’로 하루아침에 대도시로 변모했다. 그 과정에서 비트족, 히피족, 게이와 레즈비언, 아시아 및 라틴 문화가 혼재되며 오늘날의 매력적인 도시가 형성됐다. 다양성에 대한 배려는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날개를 달아줄 뿐만 아니라 지역문제와 환경을 개선하는데 일조한다.

 
일례로 클레리언 거리(Clarion Alley Mural Project)는 옛 철도 노동자들이 노동운동을 벌이던 곳이다. 이후 예술가들의 거주가 늘어나며 보헤미안적인 자유분방함으로 가득한 거리이기도 하다. 반면 불법 마약 거래와 약물 중독자들의 노상 방뇨 문제가 심각한 골칫거리였던 골목이기도 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슈퍼 영웅 시리즈가 벽화로 탄생했다.

주거지역의 담벼락이나 건물 외벽뿐만 아니라 학교나 공공기관의 외벽에서도 상징적인 이미지의 벽화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미션(Mission) 지구의 여성 센터 ‘매스트라 피스(Maestra Peace)’ 벽화는 1994년 다양한 인종과 문화의 여성 아티스트 7명의 자발적인 공동 작업으로 완성됐다. 벽화를 통해 여성의 치유력, 오랜 시간 전해 내려오는 지혜, 지역 원주민을 대변해 반독재투쟁을 벌여 노벨평화상을 받은 과테말라의 리고베르타 멘추(Rigoberta Menchu)를 공로하는 등 수많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벽화는 공공장소를 이용하는 수많은 대중에게 전달되고, 누구에게나 친근해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또한 대중을 교육하고 그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훌륭한 형식이다(마크 로고빈).”

도시에 필요한 것은 어쩌면 거대한 랜드마크가 아닐지 모른다. 문득 발견한 공공미술처럼 우리와 함께 숨 쉬는 예술이 아닐까 싶다.
손보미 ProjectAA* Asian Arts 대표


▲ 시간의 거울-미인도
전미옥展 - 풍속화의 현대적 해석
풍속화의 ‘관능’ 그 속으로…

조선시대 풍속화에 현대미술의 기법이 더해진다. 9월 30일까지 울산 상설전시공간 갤러리쉼에서 열리는 ‘올해의 작가 개인전’에서는 9월의 작가로 뽑힌 전미옥의 풍속화를 만날 수 있다. 전 작가의 화풍은 풍속화 특유의 담백하고 차분함과 거리가 멀다. 화려하고 관능적인 색채와 현대미술의 기법을 사용한 작품들이다. 전 작가의 기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상상의 공간을 만들어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 풍속화의 등장인물을 재배치하는 것이고, 둘째는 풍속화의 인물들을 전면에 그린 후 원형이나 특정 패턴의 창문 무늬를 ??위에 덧그리는 것이다. 전 작가는 “풍속화를 통해 우리 조상의 여러 삶을 들여다봤다”며 “인간의 삶은 누군가와 함께 나눠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가을시화展 ‘붉은 나무 밑 한뼘 햇살은’
가을을 밟는 ‘아트’

▲ 이번 박경리 시화전에는 여러 시인과 동화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박경리문학공원이 주관하고 원주여성문학인회가 주최하는 가을시화전이 10월 31일까지 강원도 원주 박경리문학공원에서 열린다. 이번 가을시화전의 주제는 ‘붉은 나무 밑 한 뼘 햇살은’이다. 이무권·신을소·최승관 시인과 정혜원 동화작가의 초대 작품, 그리고 기타 회원들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시화전과 함께 10월 5일 오후 2시에는 박경리문학공원 내 북카페에서 여성문화특강이 열린다. 원주여성문학인회가 주최하는 여성문화특강은 매년 봄·가을 두번 열린다. 원주여성문학인회는 원주에 거주하는 여성문학인의 모임으로 다양한 행사를 통해 문학 인구를 늘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번 특강의 강사는 전 원주여고 교장인 이영춘 시인이다. 행사관계자는 “시화전과 특강 모두 의미 있는 행사이므로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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