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린다’ ‘내려라’ 양보 없는 철근 가격
‘올린다’ ‘내려라’ 양보 없는 철근 가격
  • 유두진 기자
  • 호수 1
  • 승인 2012.07.03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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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제강사 건설사 간 철근 가격협상 결렬

제강사와 건설사간 철근 가격 협의가 결국 결렬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강사와 건설사는 지난달 말 철근가격협의체 모임을 갖고 협상에 나섰으나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철근가는 업계의 골칫덩이다. 지난 5월에도 업체 간 이해득실이 맞물리며 말일에 가서야 겨우 t당 82만5000원(고장력 10㎜ 기준)으로 합의를 본 바 있다. 그러나 숨 돌릴 겨를도 없이 6월 철근 가격 합의에 실패했다. 협상은 7월로 이월됐으나, 당장 철근가와 관련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하는 해당업체들은 전표에 어떤 가격을 써넣어야 할지 고민이다.

▲ 철근은 건설 현장의 쌀 같은 존재다. 중요한 재료이다 보니 공급자인 제강사와 수요자인 건설사간 가격분쟁이 끊이질 않는다. <사진제공 : 뉴시스>
6월 철근가 협상 결렬은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6월 중순 가격협상 당시, 제강사와 건설사 간 가격차가 t당 4만원까지 벌어졌었기 때문이다. 제강사측은 5월보다 2만5000원 오른 85만원을 책정하고, 이를 건설사에 통보했다. 대표제강사인 현대제철측 관계자는 “원가 인상 요인이 꾸준히 발생하는데도 가격엔 거의 반영되지 않았고 이번에야 겨우 반영했다”며 인상의 이유를 설명했다.

철근 값 인상의 주요 원인은 철 스크랩 수입 가격 상승 및 전기요금 인상이다. 올해 스크랩 수입가는 전년 대비 15%가량 올랐다. 한전측도 곧 전기요금을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철근 가격은 지난해 t당 84만5천원을 정점으로 찍은 후 선을 넘지 못했다는 게 제강사 측 입장이다.

반면, 건설사측은 철 스크랩 가격은 최근 내리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비수기 진입으로 인한 계절적 요인, 건설업계의 수익성 악화 등을 근거로 가격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에 관해서도 할 말이 많은 분위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제강사의 부담액은 t당 6000원 정도로 분석된다” 며 “감산에 따른 고정비 증가액을 수요처에 전가시키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제강사측에선 인상된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것이라고 건설사측에 선전포고 한 상태다. 이에 대해 건설사측은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 당국에서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악조건 속에서도 철근 가격 인상을 자제해온 제강사측을 설득할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경기 불황의 여파를 정면으로 맞고 있는 건설사측에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정부는 2011년부터 철근 가격 인상 여부와 폭을 결정하는 철근가격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출범 후 협의체에 의해 가격 합의가 된 것은 단 2차례 뿐이다.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유통업계 또한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그간 화물연대 파업으로 철강유통에 어려움을 겪어온 유통업계다. 파업이 멈추며 한숨 돌리나 싶었더니, 양 업계 간 가격 싸움으로 새우등이 터지게 생겨서다. 기준가격 부재로 판매에 혼선도 이어지며 유통업계의 한숨 또한 깊어지고 있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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