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는 것도 좋은 투자
잠시 쉬는 것도 좋은 투자
  • 이난희 이난희아카데미 대표
  • 호수 55
  • 승인 2013.08.15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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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난희의 Let's make money

주식시장이 오락가락하는 분위기다. 휴가철을 맞아 수익률이 저조할 뿐만 아니라 방향성을 잡기도 애매하다. 이럴 때면 개인투자자는 마음이 조급해진다. 돈을 벌어야 하는데,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다. 하지만 지금은 투자를 서두를 때가 아니다. 시장을 냉정하게 관찰하는 게 되레 좋다. 쉬는 것도 투자다.

▲ 주식투자는 재능보다는 후천적인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 변화무쌍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더욱 그렇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성공의 4가지 요인으로 정직ㆍ성실ㆍ열정ㆍ지식을 꼽았다. 재능보다는 후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당연한 말이다. 성공의 관건은 재능보단 얼마나 오랜 기간 성실히 노력했느냐다. 굳건한 마음가짐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그렇다. 주식시장은 이론대로 움직이는 곳이 아니다. 

한 투자자가 매수가 1만원, 목표가 1만5000원, 손절가 8000원을 마음속으로 정해놨다고 치자. 이 기준에 맞춰 시장이 움직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만에 하나 그대로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계획대로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더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 탓에 마음이 흔들려서다. 필자가 후천적인 노력과 마음가짐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식시장은 너무나 빨리 패턴을 바꾸기 때문에 개인투자자, 특히 초보자는 움직임을 따라잡기 힘들다. 이런 변화무쌍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하고, 분석해야 한다. 금전적인 감각이 조금 있다고, 어쩌다 몇번 짭짤한 수익을 경험했다고, 돈냄새를 좀 잘 맡는다고 밀어붙였다간 깡통계좌 차기 십상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주식시장은 이론적 구조로만 이뤄져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더 주식시장을 많이 경험하고 노력했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이런 준비과정을 거쳐야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대형세력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는다. 여기서 대형세력이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를 일컫는다.

삼성전자와 그 관련주를 예로 들어보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목표가를 얼마쯤으로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고공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한 외국계 증권사에서 목표가를 하향조정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150만원 대에서 120만원 대로 맥없이 추락했다.

그렇게 주춤하던 삼성전자 주식은 얼마 후 다시 고개를 드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모 투자증권사에서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보고서는 삼성전자에 대해 ‘2분기 반도체 부품 사업전망은 좋지만 연구개발 투자비 확대와 갤럭시S4의 판매 부진이 걱정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가 발표되자 주가는 흔들렸고 삼성전자만 바라보던 개인투자자는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가 흔들리면 파급효과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연관돼 있는 스마트폰 부품주들 역시 덩달아 휘청거리게 마련이라서다. 몇몇 업체의 예를 들어보자. 

주식시장엔 이론이 없다

 

제품생산량의 90%를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모바일 부품업체 ‘에스맥’은 한때 1만8000까지 주가가 올랐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흔들리자 지금은 1만원대 초반으로 주가가 내려앉았다. 대표적인 스마트폰 부품주株로 꼽히는 ‘파트론’도 3만원 대까지 주가가 치솟았지만 지금은 1만7000~1만8000원 사이에서 가격대가 형성 중이다.

인쇄회로기판 전문 제조업체 ‘인터플렉스’, 휴대전화 케이스 제조업체 ‘모베이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에만 주력하지 않고 모토로라ㆍ애플 등에 골고루 납품하던 KH바텍이 되레 안정적인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디스플레이텍 역시 삼성전자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

얘기가 잠시 삼성전자와 그 관련주로 흐른 듯하다. 필자가 다시 강조하고 싶은 말은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기’가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투자하지 않으면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더구나 최근 주식시장은 오락가락하는 분위기다. 휴가철을 맞아 수익률이 저조한데다 방향성을 잡기도 애매하다.

하지만 이런 시기야말로 개인투자자가 분석력과 내공을 키울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다. 지지부진한 시장에서는 ‘쉬는 것’도 하나의 투자법이 될 수 있다. 직접 투자에서 벗어나 잠시 먼 곳에서 주식시장을 냉정히 바라보는 것도 괜찮다.

욕심을 비우고 넓은 시야로 시장을 보면 주식을 파악하는 능력이 저절로 배양되기도 한다. 그렇게 객관적으로 시장을 파악하는 눈이 길러지면 고수익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찾아올 수 있다. 단기 트레이딩에 집착하는 개인투자자는 하루에 한번이라도 매매를 하지 않으면 입에서 가시가 돋는 경향이 있다. 파동이 일어나지 않는 시간대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매매키’를 누르는 우를 범한다.

돈 앞에선 피도 눈물도 없어

필자가 느끼기에 주식시장만큼 배울 점이 많은 곳도 드물다. 기업주가의 흥망성쇠를 관찰하면 인간의 생로병사를 이해할 수 있다. 세상의 수많은 이치도 주식시장에 들어 있다. 마음가짐 또한 그렇다. 겸허함을 모른 체 함부로 날뛰다가 한방에 무너지는 인생실패자를 봤을 것이다.

주식도 똑같다. 겸손한 마음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다. 이처럼 주식시장과 인생은 공통분모가 많다. 노력 없이 공짜로 얻어지는 건 없다. 대박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고통과 인내의 터널을 지나야 결과가 나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수익률이 저조하거나 손실이 났을 때 누군가의 위로를 기대하는 것을 금해야 한다. 수익이 신통치 않다고 위로받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위로에 기대 봤자 자신만 손해다. 발전이 없어서다. 주식시장에서 손실을 입는 건 위로거리가 아니다.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돈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자신의 손실을 진심으로 가슴아파하고 위로해 준단 말인가. 하소연이 길어져봤자 돌아오는 건 공허한 메아리뿐이다. 보다 냉철한 마음가짐으로 무장해야 한다.
이난희 이난희아카데미 대표 nanilee04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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