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증가율 아닌 수출금액을 보라
수출증가율 아닌 수출금액을 보라
  • 정용택 KTB증권 리서치센터장
  • 호수 55
  • 승인 2013.08.14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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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기 낙관 못하는 이유
▲ 경제 성장률이 9분기만에 0%대 성장률을 탈출했다. 하지만 경기 회복 전망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올 하반기 경기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대 성장률을 탈출해서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정체된 수출, 미국의 고용회복 개선미비 등을 볼 때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되레 경기부양의 필요성은 커졌지만 세수가 부족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1%를 넘었다. GDP 증가율은 최근 9분기 동안 1% 이하의 성장률을 보였다.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도 회복세를 보였다. 이를 두고 경기 회복의 조짐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경기는 여전히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하반기에도 그다지 나아질 게 없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주목해 볼 지표는 수출이다. 수출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설비투자의 회복 조짐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기도 하다. 때문에 향후 성장률 회복의 조짐을 가장 잘 유추할 수 있다.

 
다행히 이번 7월 수출 증가율은 지난 몇달 동안보다 높게 나왔다. 하지만 이 증가율이 실제 수출경기의 반등을 반영한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지난해 7월보다 통관일수가 하루 더 늘어난 데 따른 지표라서다. 실제 수출 회복세를 가늠하려면 기저효과나 계절적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보다는 수출금액 자체를 따져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불행히도 수출금액으로 보면 2011년 이후 지금까지 정체돼 있다.

그 이유는 중국경기의 부진에 있다. 올해 들어 미국경기가 선전하는 모습이지만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은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가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중국보다 크지 않아서다.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미국 경기도 사실은 그리 좋지 않다. 고용 회복세가 낮아서다. 미국 비농업신규고용은 매월 20만명씩 늘었지만 여전히 파트타임 근로자 비중이 높다. 특히 서비스업은 대부분이 금융위기 이후 파트타임 노동자로 대체돼 있다.

반면 풀타임 노동자 수는 금융위기 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파트타임은 정규직에 비해 임금수준과 각종 복지혜택이 낮고, 고용 불확실성도 높다. 이 때문에 고용의 양적회복에 따른 소비개선 효과는 과거만큼 강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더구나 수요는 늘지 않고, 정부지출은 줄고 있다. 새로운 건강보험개혁법안 등 정책은 불확실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정규직 고용이 늘어날지는 의문이다.

변수는 중국 경기다. 중국 정부의 기조가 성장 쪽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하반기에도 큰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단기적인 성장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는 중국 정부의 기조가 하반기 중에 바뀔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또 신제품 사이클을 감안할 때 상반기 우리나라의 수출을 주도했던 IT제품의 수출이 하반기 중반 이후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반기 수출 회복 가능성이 적다는 것은 경기 회복을 위한 부양의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는 걸 의미한다.

민간 부문의 체감 경기나 소득 여건을 보면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나 의존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정부에서도 세수부족과 더불어 경제 정책의제들도 정리되지 못한 게 많아 경기부양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양호했음에도 하반기 경기를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용택 KTB증권 리서치센터장 ytjeong@kt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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