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비만 ‘Exit’

필자는 강의 중 청강자들과 약속을 한다. 한 달간 흰쌀밥과 밀가루를 끊자는 것이다. 만약 약속을 하지 않으면 강의실을 나가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면 사방이 한숨 소리로 뒤덮인다. “밀가루라 함은 빵•라면•과자•햄버거 등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도 쇄도한다. 이런 물음에 “흰쌀과 설탕으로 만든 떡도 포함이 된다”고 답하면 청강자들은 거의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다.
하지만 필자 주위에 30일간 약속을 지킨 후 뱃살을 뺀 사람도 많다. 흰쌀밥과 밀가루는 결코 우리의 주식이 아니었으며 주식이 될 수도 없다. 오로지 100% 현미식사가 그 대안이다. 현미는 필수아미노산•필수지방산•단백질•섬유질•비타민•미네랄 등 22가지 영양소의 집결체로, 쌀눈과 쌀겨 부분에 전체 영양소의 95%에 해당하는 영양성분이 들어있다. 대략 현미밥 한 공기에 흰쌀밥 19공기가량의 영양성분이 함유돼 있다.
특히 씨눈에 들어있는 비타민B1은 쌀의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할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성분이 부족할 경우 주변의 소리에 민감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린이의 경우 학습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정제되지 않은 갈색 탄수화물을 적정량 섭취하는 것은 몸이 사용할 청정에너지를 공급해 몸의 단백질을 분해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정제된 탄수화물로 만든 라면은 어떨까.
라면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일일 나트륨 섭취 제한량 2000㎎에 육박하는 염분을 지니고 있다. 열량도 500㎉로 고열량식품이다. 그러나 열량이 300㎉ 정도인 밥 한 공기와 비교해 라면 한 봉지로 식사를 한 경우에는 공복감이 더 빨리 느껴진다.
그렇다면 과연 500㎉나 되는 고열량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그것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체지방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이토록 형편없는 음식 두 가지를 끊기 힘들게 된 것은 250만년을 이어져 내려온 인류 식습관이 100년 만에 완전히 바뀐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소화•흡수가 빨라 지방전환이 쉬운 정제된 탄수화물 가루에 이미 우리 입맛이 길들여진 것이다. 몸에 해로운 포화지방이나 트랜스 지방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백분 등 정제된 탄수화물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우선, 해야 할 일은 체지방전환율이 높은 흰쌀밥과 밀가루를 끊고 전통적인 식사법인 현미식을 생활화하는 일이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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