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을 너무 많은 바구니에 담지 마라
계란을 너무 많은 바구니에 담지 마라
  • 이난희 이난희아카데미 대표
  • 호수 52
  • 승인 2013.08.06 2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난희의 Let's make money

사람들이 투자원칙으로 삼고 있는 게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맞는 말이다. 분산투자는 리스크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원칙이 늘 옳을 순 없다. 보유종목이 많을수록 관리가 어려워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차라리 이 원칙을 믿는 게 좋다. “투자에 왕도는 없다.”

▲ 투자의 기본은 분산투자다. 하지만 투자 종목이 너무 많으면 관리가 어려워 낭패를 볼 수 있다.

주식투자를 할 땐 주식에 관한 여러 가지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주식투자를 어떻게 하느냐다. 알고 있는 것과 어떻게 하는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일반적으로 개인투자자자들은 투자금액에 비해서 종목을 너무 많이 보유하고 있다.

가령 1억원 정도의 자금을 운영한다면 보유종목은 2~3개로 압축하고, 현금을 30% 이상 보유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매수한 주식은 저절로 상승곡선을 그리지 않는다. 수많은 변수와 상호작용하면서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이때 현금이 없으면 적절한 대응이 어렵다.

물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주식시장의 원칙이 있다. 하지만 보유종목이 10개 이상으로 넘어가면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계좌에 보유 종목만 잔뜩 있고 현금이 없다는 것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이탈했다고 보면 된다. [※보유종목이 많으면 왜 불리한지는 기사 말미에 언급한다.]

많은 이들이 주식투자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차트를 잘 알고, 전체 시장을 잘 읽으며, 시장을 주도하는 주도주를 잘 찾아서 매매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차트를 잘 읽어도 수익을 내는 방법을 모르면 말짱 도루묵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착각하는 건 또 있다. 많은 종목을 매수하고, 그중 몇종목에서만 수익이 나도 ‘선방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주식투자를 할 땐 ‘베스트(best)’가 아니라 ‘워스트 (worst)’를 먼저 따져야 한다. 제아무리 투자의 귀재라도 100% 성공률보단 100% 실패확률이 더 높다.

이런 맥락에서 보유종목이 지나치게 많으면 투자자로선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관리해야 할 종목이 많으니 변수에도 취약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주가는 제각각 움직인다. 종합지수가 떨어진다고 모든 종목의 주가가 하락세를 타는 건 아니다. 하락폭이 깊을수록 주식시장은 종목의 ‘선별화 작업’을 진행한다. 다시 말해 떨어지는 종목만큼 오르는 종목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유종목이 많으면 독이 될 가능성이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유종목이 10개가 넘는다면 주가가 하락할 때 대응할 방법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량 주식시장이 외부 영향을 받아 급락할 때는 자신이 보유한 종목이 어떻게 변하는지 면밀히 살펴봐야한다. 또한 종합지수가 떨어져도 보유한 주식 가운데 주가를 유지는 주식이 있을 수 있다. 그러한 주식은 이후 시장이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 빠르게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큰 주식이기 때문에 잘 관찰하고 보유 수량을 늘려야 한다. 결국 보유종목이 지나치게 많으면 이런 적절한 대응이 힘들어 진다는 얘기다.

차트 공부는 기본
 

 

자! 다시 원론적인 얘기를 해보자. 대부분 주식 관련 서적은 투자자들에게 ‘차트 공부를 하라’고 권한다. 맞는 말이지만 오해를 부를 수 있다. 차트공부는 기초적인 것이다. 이 때문에 ‘공부하라’고 할 만한 성질이 아니다. 차트를 잘 안다고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자! 일부 서적에 실려 있는 차트에 대한 내용이다. “지지선이 무너지면 투매를 만들고 저항선을 뚫으면 고점 매수를 행하라.” 이를 그대로 실행한 사람 중에 많은 수익을 창출한 사람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게다.

주식투자는 ‘공부’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공부는 기본이고, 경험이 필수다. 필자가 수차례에 걸쳐 ‘연습매매’를 해보라고 권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주식은 하나의 현상을 두고 해석방법이 다르다. 이 때문에 매매의 기준이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고, 투자자는 상황에 걸맞은 투자기준을 세울 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여기 똑같은 종목을 같은 가격에 매수한 사람이 있다. 투자자 A는 매수한 종목을 손절했다. 투자자 B는 손절하지 않고 추가매수를 했다. 누가 더 좋은 방법으로 투자를 했는가. 이를 속단할 수 있는가. 없다. 상황을 따져봐도 누가 수익을 창출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처럼 주식은 파생상품과 달리 한가지 방법으로만 수익구조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를 빨리 이해하는 투자자만이 주식시장의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얼마 전 여러 투자자를 동시에 만나 상담을 한 적이 있다. 주식투자를 시작한 지 3년 미만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게 있었다. 투자금액에 비해 보유종목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한결같이 그랬다. 왜 이렇게 많은 종목을 보유하게 됐는지 물었다.

투자는 IQ 아닌 EQ로 해야

그랬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처음부터 보유종목이 많았던 건 아니었다. 주식에 관심을 갖으면서 여러 통로를 통해 주식 관련 정보를 입수했다. 누군가가 ‘이 종목이 유망할 것’이라고 말하면 조금 사두고, 또 다른 누군가가 ‘이 종목을 사지 않으면 엄청나게 후회할 것’이라고 언급하면 또 한 종목을 매수했다. 그러다 보니 보유종목이 늘어났다.” 결론적으로 카더라 정보를 들을 때마다 주식을 매수했기 때문에 보유종목이 늘어난 것이다.

주식의 기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매수가 아니라 매도다. 어떻게 파느냐에 따라 수익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들 땐 장밋빛 환상을 갖는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소녀처럼 왔다가 토끼처럼 달아난다. 이를 모르고 주식투자에 나섰다간 꽃을 꺾고 잡초에 물을 주는 우를 범하기 십상이다.

주식투자는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진다. 그래서 주식시장에 만들어져 있는 ‘투자방법론’을 맹신할 필요도, 무시할 필요도 없다. 그 속에 숨어 있는 투자원칙을 가슴에 새기고 ‘경험’이라는 무서운 무기를 쌓는 게 중요하다.
이난희 이난희아카데미 대표 nanilee0420@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775 에이스하이테크시티 1동 12층 1202호
  • 대표전화 : 02-2285-6101
  • 팩스 : 02-2285-6102
  • 법인명 : 주식회사 더스쿠프
  • 제호 : 더스쿠프
  • 장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2110 / 서울 다 10587
  • 등록일 : 2012-05-09 / 2012-05-08
  • 발행일 : 2012-07-06
  • 발행인·대표이사 : 이남석
  • 편집인 : 양재찬
  • 편집장 : 이윤찬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병중
  • Copyright © 2025 더스쿠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thescoop.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