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베이비에 웃는 英 경제
영국경제가 심상치 않다. 5월 제조업 생산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어서다. 국제경제전문가들은 영국경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로열 베이비’가 영국경제에 활력을 넣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대체 무슨 말일까.

실제로 영국 육아산업계는 ‘로열 베이비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케이트가 입었던 임신복은 사진이 공개된 지 한시간 만에 동이 났고, 로열 베이비의 유모차로 알려진 네덜란드 고급 유모차 브랜드 ‘부가부’는 최근 매출이 13% 증가했다.
로열 베이비의 출생을 기념하는 각종 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왕립자선단체인 ‘로열 컬렉션 트러스트’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근위병 제복 모양의 아기 잠옷과 공주 파자마를 팔고 있다. 아기의 할아버지가 될 찰스 왕세자는 자신의 자선재단 ‘하이그로브’에서 영국 국기가 그려진 유아용 신발을 판매한다. 케이트 왕세손비의 친정인 미들턴 집안도 가세했다. 이 집안에서 운영하는 파티용품 온라인 쇼핑몰은 ‘공주’를 주제로 한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영국에서 케이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그가 걸치는 옷이나 잡화가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다. 일례로 케이트 패션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알려진 막스앤스펜스 브랜드의 누드 코트 슈즈는 2분당 한개꼴로 판매돼 단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신발로 기록됐다. 이런 케이트 효과가 육아산업에도 번지고 있는 셈이다.

2011년 4월 29일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도 큰 화제였다. 세기의 결혼식이라 불릴 만큼 화려한 로열 웨딩이었기 때문이다. 결혼식 비용은 총 1800억원에 달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결혼식을 보러오는 관광수입 등을 합하면 약 3조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중 10개국에 왕실이 존재한다. 왕실의 대소사는 내수 경제 활성화와 관광 유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경제위기로 국민들은 자국 왕실에 대해 부정적으로 돌아선지 오래다. 왕실 유지에 드는 비용이 세금낭비라 여기기 때문이다. 왕실의 존립이 흔들리는 시점에 곧 태어날 로열 베이비는 그 의미가 크다. 왕실 스스로 재건 기회가 될 수 있단 거다.
하지만 부정적인 면도 있다. 우선 영국 국민들의 ‘왕실 따라하기’로 인한 사치 문제가 지적된다. 왕실이 지출하는 각종 대소사 관련 예산이 정부에서 지출된다는 점도 문제다. 로열 베이비의 출생이 가뜩이나 텅빈 영국 곳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다. 로열 베이비의 출생, 축하할 일이지만 뒷맛이 개운치만은 않다.
김윤주 대학생 인턴기자 dbswn77@thescoop.co.kr|@withlove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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