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ㆍ제주’ 묶어 세일한다면 …
‘부산ㆍ제주’ 묶어 세일한다면 …
  •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 호수 52
  • 승인 2013.08.01 0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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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9단 김영호의 Money Trend

지방도시가 자연히 발전할 것이란 안이한 생각으로 무작정 카지노산업을 추진하면 필패한다. 이런 행정주의가 국내 관광산업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작전이 마련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 인구 45만명에 불과한 마카오를 찾는 연간 관광객은 100만명이 넘는다. 아시아 최고의 관광도시인 셈이다.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 포르투갈 무역상이 마카오에 발을 디뎠다. 마카오가 1550년대부터 새로운 중계무역항으로 떠오르게 된 배경이다. 무역도시로 급성장한 마카오는 지리적인 이점과 경제력 때문에 유럽 열강들의 공격을 많이 받았다. 당시 마카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광둥廣東 지방 농민과 푸젠福建 지방 어민은 떠났고, 포르투갈인이 장악해 버렸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마카오에 유럽 문화가 흘러들어갔다.

지금까지도 마카오 곳곳에 남유럽 포르투갈의 문화가 짙게 배어 있다. 마카오를 한바퀴 둘러보면 포르투갈에 온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중국의 소도시를 옮겨놓은 듯하다. 약 450년 동안 중국 문화와 포르투갈 문화가 공존했기 때문이다.

그런 마카오에 미국 카지노 자본이 들어가고 있다. 이는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임을 의미한다. 몇 년 전부터 마카오 베네시안리조트가 설립된 이후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함께 일확천금을 꿈꾸는 도박의 도시가 됐다.

자연히 마카오는 관광의 도시로 떠올랐다. 인구 45만명에 불과한 이 도시는 전 세계 관광객을 끌어 모은다. 한해 마카오를 찾는 관광객은 100만명이 넘는다.

최근 발간된 홍콩 규획서規劃暑와 광둥廣東성 건설국이 공개한 ‘주장珠江삼각주 개발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주장 부근 홍콩과 주하이珠海ㆍ마카오ㆍ광저우廣州ㆍ선전深川ㆍ포산佛山 등 6개 도시는 철도와 고속도로 등으로 연결된다. 2시간 이내 생활권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다. 중국 광둥성은 남부 주장 삼각주가 대규모 클러스터 도시로 개발하는 것이다.

인근 6개 도시를 2시간 이내 도달 가능한 단일 생활권으로 묶어 경제ㆍ문화ㆍ관광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다. 도시 간의 협력을 통해 경제위기와 환경문제에 공동 대처하겠다는 전략인데, 한국으로서는 부러운 마스터플랜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마카오의 뛰어난 지리적 접근성이다. 마카오는 중국 주하이와 근접하다. 홍콩도 배편으로 1시간이면 도착하는 근거리에 있다. 여기에 마카오를 중심으로 비행기 운항 2~3시간 거리 안에 인구 10억명, 5시간 거리 안에는 22억명이 살고 있다.

이런 곳에 카지노 산업이 들어선 것이다. 건전한 도박산업은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가져온다. 마카오는 이 원칙을 충실하게 지켰다. 덕분에 도박산업 규모는 인근 반경 4억명의 인구가 전부인 미국 라스베이거스보다 마카오가 유리하다. 1인당 카지노 매출액은 라스베이거스보다 2배나 높다.

하지만 배 아파하지 말자. 우리에게도 그에 못지않은 도시가 있다. ‘부산ㆍ제주’다. 홍콩ㆍ마카오처럼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기본적으로 명품호텔과 명품면세점 등 유통시설과 편의ㆍ숙박시설이 들어서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작전이 필요하다. 마음 같아서는 카지노가 허용되는 호텔을 세우고 싶다. 사실 국내에서 강원도 정선이 도박 가능한 도시이긴 하지만 외국 관광객이 찾아가는 건 쉽지 않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방도시가 자연히 발전할 것이란 안이한 생각으로 무작정 카지노 산업을 추진하면 필패다. 이런 행정주의가 국내 관광산업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작전이 마련돼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부산과 제주를 묶어서 대항하는 것이다. 홍콩은 1년 내내 관광의 나라, 다양한 고급호텔과 쇼핑몰, 유명 브랜드를 세일하고 있다. 5000년 우리 역사는 이보다 보여줄 것이 차고 넘친다. 아이템은 준비됐다. 후손인 우리가 움직일 때다. 마카오에 못지않은 부산ㆍ제주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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