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트의 섬유조직을 꼼꼼히 뜯어보면 생각보다 여름철 소재로 좋다. 굵은 실이 엮여 있는데 조직이 촘촘하지 않아 구멍이 넓다. 안감이 비쳐 통풍도 잘 된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니트 소재로 운동화를 만들어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쿨한 니트 러닝화
나이키가 니트 소재로 만든 러닝화 ‘플라이 니트(Fly Knit)’를 처음 론칭했을 때 신발 마니아는 물론 패션업계가 이 회사의 역발상에 놀라움을 표했다. 나이키는 니트를 엮는 기법으로 운동화를 만들었다. 질긴 섬유실을 교차로 꿰매 신발의 내구성을 높였다. 다른 색상의 실을 엮어 특이하고 독특한 색을 구현하는데도 성공했다.
니트 액세서리도 활용할 만하다. 실제로 요즘 여성 사이에서 유행하는 액세서리는 니트 팔찌다. 니트 팔찌는 노출의 계절인 여름에 착용하면 심심한 팔목에 매력을 더해준다. 땀에 젖으면 탈색·변형이 일어나는데다 금속소재와 달리 신축성도 좋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어떤 소재를 활용하든 액세서리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남성들은 니트 넥타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어서커(오글오글한 주름을 줄무늬처럼 짜낸 평직의 천) 반바지에 리넨 셔츠, 거기에 스트라이프 니트 타이를 매치하면 포멀한 비즈니스룩을 연출할 수 있다. 면바지에 피케 셔츠를 입고, 그 위에 단색 니트 타이를 하면 캐주얼한 프레피룩(미국 고등학교 학생들의 교복스타일을 본뜬 캐주얼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남성들 넥타이 소재는 보통 실크인데, 더워 보일 뿐만 아니라 넥타이폭이 넓어 답답한 인상을 준다.
니트 타이를 할 땐 화려한 패턴을 피하는 대신 스트라이프·도트·단색으로 매치하는 게 좋다. 슬림하게 일자로 내려오고 밑부분이 잘린 타이와 잘 어울린다. 니트 소재의 크로스백도 추천할 만하다. 습한 여름에 백팩을 착용하면 등에 쉽게 땀이 찬다. 등이 땀에 젖으면 보기 흉하고 악취가 날 수 있는데, 니트 크로스백은 다르다. 가볍고 퉁풍이 잘돼 들고나기기 좋다. 백팩과 비교했을 때 몸에 닿는 면적이 좁고 양손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 여름철 소지품을 수납하기에도 좋다.

신발로 유명한 스페인 브랜드 ‘캠퍼(Camper)’는 올 시즌 위트 넘치는 니트 크로스백을 선보였다. 희색·검은색 니트가 엮여 회색빛이 돌고 가방 뚜껑엔 연두색·빨간색을 포인트로 사용했다.
소재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올 여름 니트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대중에게 사랑 받는 걸 보면 소재에도 역발상을 도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정윤 패션ㆍ음악 전문기자 enjoyja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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