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쿨비즈의 한계
국내 기업들이 무더운 여름철 ‘노 타이(No tie)’ 차림의 ‘쿨비즈(Cool Biz)’를 시행하고 있다. 격식보다는 업무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에서다. 에너지를 절감하겠다는 목표도 포함돼 있다. ‘일석이조’ 효과다. 하지만 기업문화로 정착하기 위해선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쿨비즈(Cool Biz)’가 인기다. 쿨비즈는 ‘시원하다’는 의미의 ‘쿨(cool)’과 업무를 뜻하는 ‘비즈니스(Business)’를 합성한 단어다. 더운 여름철 복장을 간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넥타이를 매지 않고, 반팔 와이셔츠에 시원한 바지를 입는 것이 보통이다.
2000년대 중반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쿨비즈는 2007~2008년 국내기업으로 흘러들어왔다. 정부•공공기관은 2011년 원전사고 이후 ‘휘들옷(휘몰아치는 들판에 부는 시원한 바람같은 옷)’ 또는 ‘쿨맵시’라는 이름으로 쿨비즈를 권장하고 있다. 쿨비즈는 업무능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더위 속에서 정장을 입는 것보다 시원하고 간편한 복장으로 일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온 올해 기업들은 5월 말부터 쿨비즈를 시작했다. 더위가 절정으로 치닫는 8월까지 이어진다. 현재 삼성전자•현대차•KT•대한항공•한화 등 국내 기업 대부분이 쿨비즈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은 노(No) 재킷•노(No) 타이•반팔 와이셔츠 등 하절기 복장 간소화를 실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여름철 쾌적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 2008년부터 매년 노타이 근무를 하고 있다. SK C&C는 올해부터 쿨비즈 차림에 반바지까지 입을 수 있는 ‘슈퍼 쿨비즈’를 시행했다. 지난해 서울시는 반바지에 샌들을 신는 것을 허용했다.
하지만 반바지와 샌들을 착용하는 복장은 아직 국내에 받아들여진다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직장인은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고 어색하다”며 “젊은 직장인 역시 반바지를 입을 순 있지만 상사의 눈치 때문에 입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원•대리•과장까지 쿨비즈 차림이 가능하고 부장급 이상 직원 또는 임원들은 쿨비즈에서 제외된 경우가 많다”며 “슈퍼 쿨비즈보다는 이 부분이 먼저 개선돼야 하는 게 순서인 듯하다”고 말했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brave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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