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한식 세계화 사업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시절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했던 한식 세계화 지원사업에 구멍이 뚫렸다. 사업 홍보비의 상당 부분을 가짜 홍보에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예상집행 조차 계획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글로벌 한식’을 부르짖었던 MB정부 시절 한식의 세계화가 뒷걸음질 친 셈이다.

하지만 이 보도자료는 사실이 아니었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라이프앤스타일에 브룩 실즈가 고추장을 고르는 사진 1장만 아무런 설명 없이 실린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잡지가 브룩 실즈가 한식을 좋아한다는 내용을 담지 않았음에도 농식품부 측이 의도적으로 내용을 삽입해 보도자료를 퍼뜨린 것이다.
감사원은 농식품부가 해당기사 노출에 따른 홍보효과금액으로 7400만원, 총 27건의 국내보도에 따른 홍보비용으로 7억600만원을 산출해 보고한 사실도 밝혀냈다. 사실도 아닌 내용을 돈을 들여 홍보한 셈이다.

감사원은 국회 요청에 따라 실시한 한식 사업예산의 실태를 점검한 결과 “전체의 5분의 1 이상이 잘못 집행됐다”고 밝혔다. 감사원 결과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2009~ 2012년 한식 지원사업으로 편성한 예산 931억원 가운데 704억원만 계획대로 집행했다. 나머지 227억원은 내역을 변경해 사용하거나 이월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식당 설립 무산되자 예산 전용
한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한식 스타 셰프 양성과정’에서도 문제가 노출됐다. 조리를 전공하지도 않은 대학생과 조리경력이 없는 현직공무원 등 무자격 교육생이 무더기로 선발됐기 때문이다. 2010~2012년 이 과정을 통해 선발된 교육생 227명 가운데 23.3%에 해당하는 53명이 조리경력 3년 미만의 조리 비非전공자로 드러난 것이다.

특히 김윤옥 여사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미국 뉴욕 한복판의 ‘플래그십 한식당’ 설립 계획은 개설사업 신청자가 없어 무산됐음에도 사업비 잔액 49억6000만원을 국회에 보고하지 않고 농기평 등의 연구용역비와 콘텐트 개발사업비로 무단 전용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뉴욕 한인타운 식당 관계자는 “한식홍보를 정말 하고 싶었다면 뉴욕 현지 한식협회 등에 도움을 요청해도 되는 데 굳이 애먼 돈을 쏟아 부었는데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정부가 원하는 세계 한식화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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