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관광객에 위험을 팔지마라
글로벌 관광객에 위험을 팔지마라
  • 정소담 기자
  • 호수 50
  • 승인 2013.07.01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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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노조의 이유 있는 파업

▲ 세계적인 관광지로 꼽히는 파리 에펠탑의 근로자 노동조합이 노후시설 개선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리에 때 아닌 파업열풍이 불고 있다. ‘임금을 올려 달라’ ‘근무환경을 개선해 달라’며 노조가 들고 일어서고 있는 게 아니다. ‘소매치기를 줄여 달라’ ‘에펠탑의 노후시설을 보완해 달라’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대부분의 파업이 파리를 대표하는 관광명소에서 벌어진다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파리의 상징’ 에펠탑을 눈앞에 두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루 2만5000~3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에펠탑이 근로자 파업으로 갑작스레 문을 닫은 탓이다. 올 6월 25일 에펠탑 근로자 노동조합(에펠탑 노조)은 엘리베이터 안전상태 점검, 근로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하루 3만명씩 몰려드는 관광객을 감당하기엔 현재 에펠탑 시설물이 비효율적”이라며 “수년 동안 보수 공사를 요청하고 불만을 제기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08년부터 시작한 에펠탑 서쪽 엘리베이터 개선공사는 5년이 지난 현재까지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기치 않은 근로자 파업으로 피해를 입은 것은 에펠탑을 찾은 관광객들이었다.
파리의 명소들이 때 아닌 ‘파업’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올 4월 파리의 또 다른 관광지 루브르박물관이 하루 동안 문을 닫는 일이 있었다. 루브르박물관 직원 200여명이 “소매치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소매치기범들의 공격이 무서워 일을 할 수 없다”면서 전격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파업에 참여한 직원 중 일부는 프랑스 문화부 청사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박물관 노조 측은 “지난해 12월 사법당국에 소매치기 문제해결을 요청하고 경찰력을 증원 배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루브르박물관은 4월 10일 하루 동안 폐관했고 이날 루브르박물관을 찾은 관광객들은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렸다.

관광지 주변 소매치기 득실

이런 파업 열풍은 파리가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고질병에서 기인한다. 파리는 소매치기의 천국으로 유명하다. 파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경고를 귀가 따갑도록 들을 정도다. 특히 이들의 범행수법이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소매치기범들은 관광명소 주변에서 ‘기념사진을 찍어주겠다’거나 ‘어깨동무를 하자’며 접근해 관광객의 귀중품을 날치기한다. 심지어 자기 나라 화폐를 서로 보여주자며 지갑 속 돈을 슬쩍 꺼내 가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고가의 최신형 스마트폰을 노리는 범죄자들이 많아 길을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날치기를 당하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 루브르박물관 직원의 파업엔 명분이 있다는 얘기다.
에펠탑의 관리소홀 문제 역시 하루 이틀 제기된 게 아니다. 에펠탑의 노후시설을 보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여러 해에 걸쳐 제기됐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나마 개선공사가 결정돼 보수작업에 들어갔지만 수년째 완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에펠탑 노조가 들고 일어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방만한 태도로 국민의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도시 ‘파리.’ 그 명성에 흠집이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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