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학의 고전성형열전 ⑭
마음 역시 그 사람이 살아온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부모와 자식의 마음이 비슷할 수는 있어도 같을 수는 없다. 불행일 수도 다행일 수도 있다. 천사 같은 부모 밑에 악마 같은 자식은 불행이지만, 악마 같은 부모 밑에 천사 같은 자식은 다행이라는 거다.
중요한 건 동서고금은 물론 종교에서도 외모는 많은 사람의 관심사로 회자된다는 거다. 「논어」에는 외모에 관한 이런 구절이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재해석하는 맛이 있어 소개한다.
자하子夏가 문왈問曰 교소천혜巧笑兮며, 미목반혜美目盼兮여, 소이위현헤素以爲絢兮라 하니 하위야何謂也잇고? 자왈子曰 회사繪事가 후소後素니라.
- 「논어」, 팔일편八佾篇에서
리링 베이징대 교수는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자하가 말했다. “‘고운 미소 참 예쁘다. 아름다운 눈동자 선명하여라. 흰색으로 색채를 삼았어라’는 말은 무엇을 뜻하는 것입니까?” 스승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림 그리는 것은 바탕을 희게 한 다음 일이니라.”
- 「집 잃은 개1」, 글항아리
눈에 띄는 한자가 몇 있다. 천倩(예쁜 보조개)과 반盼(흑백이 또렷한 눈동자)이다. 소素는 성형외과로 재해석하면 하얀 피부다. 보조개가 예쁘고 피부가 하얀 여인이 미소를 짓고 있다. 상상만 하더라도 얼마나 예쁜 여인을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빠진 게 있다. 코다.
한 연예인 지망생이 병원을 찾아온 적이 있다. 그는 예뻤다. 다만 코가 너무 크다는 게 문제였다. 나머지는 논어의 말처럼 보조개도 있고 눈동자도 선명했다. 피부도 하얗다. 하지만 부모에게 물려받은 낮은 코를 높이려 병원을 찾았다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곳에서 성형을 해 낭패를 본 거다. 일명 사자코였다. 얼굴과 코가 각자 따로 놀아 조화롭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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