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ormance | 소리극 아리랑

“독일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우리도 길어야 5~10년 후면 하나가 되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죽기 전에 통일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소리극은 통일이 된 후를 가정합니다. 한스럽고 애달픈 아리랑이 아닌 한민족을 하나로 이끌고 고국으로 돌아오면서 부르는 즐거운 노래 아리랑으로 비쳐 관객과 함께 숨쉬며 불렸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연극연출가 오태석씨는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되는 소리극 ‘아리랑’의 의의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동복 국립국악원 원장은 6월 20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2011년에 한차례 제작을 시도했지만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을 계기로 이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승되는 아리랑과 새로 작곡된 아리랑을 함께 담아냄으로써 아리랑의 가치를 새롭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아리랑은 남북이 통일된 2018년의 어느 날을 배경으로 홍범도 장군(1868~1943)의 유골을 고국으로 봉환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화를 담는다. 분단 60주년이 되는 올해 아리랑으로 뜻 깊은 메시지를 전하고자 홍범도 장군을 작품의 중심에 세웠다. 홍범도는 1920년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으로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를 대승으로 이끌었으나 1926년 소련군에 의해 무장해제 당하고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송됐다. 이후 크줄오르다 소재 고려극장 수위로 지내다 7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소리극은 남편 홍범도를 기다리는 122세의 아내, 메마른 아랄 호수에 드리는 기우제, 백두산 호랑이, 크줄오르다 고려극장 등 기존의 연극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소재를 사용했다. 이어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생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도 특징이다.
음악은 작곡가 박범훈씨가 맡았다. ‘자진 아리’‘해주아리랑’ ‘독립군 아리랑’ ‘상주아리랑’ 등 귀에 익숙한 아리랑을 온전히 담아내고 새로 작곡된 아리랑을 극 속에 담아내며 아리랑의 가치를 새롭게 전하고자 했다. 6월 30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한다. 전화예매가 가능하다.
정소담 기자 cindy@thescoop.co.kr|@cindyd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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