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줄줄이 무산
회사채 발행 줄줄이 무산
  • 유두진 기자
  • 호수 48
  • 승인 2013.06.20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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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돈맥경화 ‘빨간불’

수많은 건설사가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자금을 확보해 건설업계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녹록지 않다.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없어서다. 실제로 동부건설, 두산건설 등 일부 건설사는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안에 주요 건설사의 회사채 만기가 대거 도래한다는 점이다. 

▲ 건설사의 인기가 시원치 않은 탓인지 건설사에서 발행하는 회사채의 인기가 크게 떨어졌다.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올 2월 롯데건설은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했다. 자금을 확보해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 대비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롯데건설은 참담한 소식을 접해야 했다. 롯데건설 회사채의 유효수요가 400억원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홍보를 강화한 끝에 롯데건설은 청약마감일까지 1400억원의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미달된 600억원은 증권사 인수단이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 동부건설은 최근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행금리는 8.9%다. 일반 회사채 금리가 3.1~3.2%선인 걸 감안하면 세 배에 육박한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동부건설 회사채는 매력적이다. 그러나 속사정은 180도 다르다. 발행 전 실시한 유효수요 예측결과 동부건설 회사채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는 아무도 없었다.

건설사의 자금조달이 갈수록 힘겨워지고 있다. 기업이 돈을 융통하는 방법은 기업공개(IPO)•유상증자 등 여러 가지다. 하지만 회사채를 발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신용과 실적만 있으면 돈을 융통할 수 있어서다. 문제는 이것마저 만만치 않다는 거다. 건설경기 불황 때문이다.

통계청이 6월 5일 발표한 ‘공사지역별 건설수주동향’을 보면 올 4월 기준 전국 건설수주량은 4조788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0.6% 하락했다. 건설경기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수도권의 건설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1%나 하락했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건설사에서 발행하는 회사채의 신용도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높은 금리로 발행해도 거래가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두산건설은 올 3월 7%대의 고금리로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으나 수요가 전혀 없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두산건설의 자본잠식률은 31%, 순손실 규모는 6541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의 회사채가 인기가 없었던 이유다.

 
GS건설도 올 2월 32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유효수요가 400억원에 그쳤다. 올 4월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 한화건설 역시 유효수요가 ‘반타작’ 수준인 700억원에 머물렀다. 유태인 동양증권 채권분석팀장은 “고금리 회사채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며 “3대 위험업종으로 분류되는 건설•조선•해운업종의 경우 회사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내로 주요 건설사의 회사채 만기가 대거 도래한다는 점이다. 하이투자증권에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위 30대 건설업체의 올해 회사채 만기도래액은 5조7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 회사채 총 잔액 중 32.9%에 이른다.

1년 이내 만기도래 비중은 신용등급 AA급이 19.2%, A급은 34.4%, BBB급은 52.8%를 차지했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업체의 회사채는 1~2년 내 상환 비중이 높은 단기화 구조”라며 “이를 감안하면 신용등급이 낮은 업체의 경우 유동성 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allint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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