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유로존에 ‘경기회복’ 바람이 분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물경제지표가 살아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유로존 특성상 통일된 경기부양정책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게 결정적 한계다.
유로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제회복을 예상하는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유로존의 5월 경기기대 지수가 상승세를 띠고 있다. 6월 투자자 신뢰도 역시 상승곡선을 그린다. 독일 마켓 리서치 그룹인 센틱스(Sentix)는 유로존 6월 투자신뢰지수가 -11.6으로, 5월 -15.6에 비해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경기기대 지수는 7.3을 기록해 5월의 2.8에서 크게 상승했다. 현재 경기 동향 지수도 -28.8로 5월의 -32.3에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센틱스는 e-메일 성명을 통해 올해 초 유로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이탈리아 정국 불안정과 키프로스 구제금융 지원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큰 위기의 순간이 지나갔다는 평가다. 또한 6월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에서 밝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이 유로존 경제회복 가능성의 기대감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제 회복 속도가 느리겠지만 올해 말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업률과 같은 실물경제지표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경기전망지수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유로존의 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회복에 대한 심리가 경제에 반영되면 주가 상승과 같은 자산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산가격의 상승을 통해 소비 증가, 기업투자 증가,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 경제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의 입장이 서로 달라 통일된 정책을 사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로존 국가의 정치적 입장이나 경제적 상황이 모두 다르다”며 “단일 국가처럼 정책이 실행돼야 정책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유로존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독일이 유로존 경제 회복을 위해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은성민 센터장은 “독일은 유로존의 효과를 가장 많이 봤다”며 “독일 경기가 좋은 상황에서 유로화 사용으로 환율 절하 효과까지 누렸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의 양보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9월 총선을 앞둔 독일 집권당이 국민이 반대하는 재정완화 정책을 시행할 이유가 전혀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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