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대학 광고에 많이 보이는 문구가 있다. ‘취업률 1위 대학, 정부지원금 ○○원 획득대학.’ 학문을 연구하고 진리를 탐구하는 대학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어 안타깝다. 교과부의 평가기준인 취업률만으로 대학을 평가한다면 대한민국에서 대학은 직업학교, 대학교수는 취업 도우미에 불과하다.
최근 음악 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음악인의 취업률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예술대학마저 취업률을 운운한다는 사실을 들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매년 대학평가를 통해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대학교나 학과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거나 폐교•학과폐지를 지시할 수 있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평가가 취업률을 기준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음악•미술•무용 등 순수예술을 공부하는 예술계열 학교나 학과들은 평가기준에 미치지 못해 지원이 중단되거나 학과가 폐지되는 현실에 처해 있다.
버클리 음대를 취업률로 평가하면…
얼마 전 개그맨 임혁필씨가 자신이 졸업한 학교의 회화과가 폐지되는 것에 반대하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기면서 예술을 전공하는 사람들을 취업률로 평가할 수 있는가에 대해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아는 바흐•모차르트•베토벤•밥 딜런•스티비 원더•비틀스•마이클 잭슨•피카소•반 고흐•조용필 등 예술인을 취업이라는 기준으로 평가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필자도 정규직으로 일해본 적이 없다. 또한 주위의 음악이나 예술계통의 지인들 역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예술인은 자신의 상상력을 표현하는 훈련을 통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 세상과의 단절을 꾀하기도 하고, 사회의 제도권에 길들여 지지 않기 위해 직장생활을 꺼리기도 한다.
물론 일부 예술가는 사회적인 부와 명예를 얻기도 한다. 하지만 예술이란 돈과 인기로 평가될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누가 더 잘하고 못하고를 따지기 어렵다. 대중성을 두고 평가를 할 수는 있지만 말이다. 예술가는 예술로 인정받아야 한다. 젊어서는 빛을 보지 못하다가 말년에 인정을 받는 예술가도 많다. 피카소처럼 사후에 인정받을 수도 있다.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예술대학과 관련 학과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요즘 대학 광고에 많이 보이는 문구가 있다. ‘취업률 1위 대학, 정부지원금 ○○원 획득 대학.’ 학문을 연구하고 진리를 탐구하는 대학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어 안타깝다. 교과부의 평가기준인 취업률만으로 대학을 평가한다면 대한민국에서 대학은 직업학교, 대학 교수는 취업 도우미에 불과하다. 예술계열까지 취업률을 따지는 이 사회가 이상한 것인지 아직도 순수 예술을 사랑하는 예술인이 정신을 덜 차린 것인지 예술분야에서 일하는 한 사람으로 착잡하기만 할뿐이다.
선진국의 어떤 나라도 예술을 등한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예술을 전공하는 사람들 지원하고 격려한다. 미국이나 일본•유럽의 경우 예술인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한류韓流라는 이름으로 아이돌이나 유명 연예인에게는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사회 저변의 문화를 위한 순수 예술에는 지원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문화의 뿌리가 깊지 않은 나라는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 문화와 예술을 이끌고 나갈 예술인들이 취업률로 평가 받고 있다. 또한 예술의 본질을 탐구하고 연구하는 학교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취업률 낮은 명문 예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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