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에어쇼, 서울 아닌 청주서 열리는 이유
올 10월 ‘2013 에어쇼’가 열린다. 그런데 2005년부터 쭉 함께했던 성남 서울공항에서가 아니다. 청주공항에서 개최된다. 제2롯데월드 건설로 인한 서울공항의 동편 활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전시회와 에어쇼가 각기 다른 장소에서 열려 시너지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에어쇼와 전시회 ‘따로 따로’
2년 전 서울공항에서 열린 에어쇼의 모습이다. 올해는 어떨까. 2011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10월 25일~11월 3일 열리는 2013 에어쇼는 퍼블릭 데이(에어쇼)와 비즈니스 데이(전시회)가 각각 다른 장소에서 열린다. 에어쇼는 청주공항, 전시회는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업계에선 항공우주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에어쇼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 항공우주산업은 아직은 초기 단계다. 그만큼 홍보가 중요하고, 해외업체에게 물량을 따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 두 가지 역할을 에어쇼가 맡고 있다. 에어쇼는 세계 각국의 항공•방산업체가 모이는 비즈니스의 장을 만들어 준다. 그래서 다른 일반 전시회와는 성격이 다르다. 국익에 직결된다. 실제로 2011년 31개국 314개사가 참가한 에어쇼에서 국내 업체의 수주액은 약 6억5000만 달러(7332억원)로 조사됐다. 수주 상담액은 무려 100억 달러(11조3100억원)에 이른다. 2009년과 비교하면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일반인이 관람하는 에어쇼의 ‘흥행성’도 무시하지 못한다. 에어쇼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행사다. 이는 수주 실적과도 연결된다.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참가하는 업체수가 늘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즈니스 전시회와 에어쇼가 열리는 장소가 다르다면 이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가 힘들다.
에어쇼는 2005년부터 격년제로 열렸다. 장소는 항상 서울공항이었다. 서울공항에는 두 개의 활주로(동편•서편)가 있어 에어쇼가 열리기에 안성맞춤이다. 동편 활주로에선 에어쇼를, 서편 활주로에선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청주공항과 킨텍스에서 에어쇼와 전시회가 따로따로 개최된다. 현재 서울공항이 동편 활주로 공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장소가 청주공항으로 결정된 것이다. 사실 서울공항은 2007년부터 서편 활주로 공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노후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공항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공사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2009년 롯데그룹이 갑자기 서울공항의 동편 활주로를 공사한다고 나섰다. 롯데가 공군에 서울공항 동편 활주로 방향을 3도 트는 공사를 해주는 조건으로 제2롯데월드 건설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제2롯데월드는 송파구에 위치한 높이 555m에 123층의 초고층건물이다. 서울공항 활주로와 거리가 5.5㎞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행 안전성에 문제가 제기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롯데가 제시한 게 활주로 방향 3도 변경 공사였다. 물론 롯데가 공사비용을 부담한다.
동편 활주로 공사는 2011년 9월에 시작됐고, 올해 7월까지 완료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6월 1일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자연스럽게 서편 활주로 공사는 동편 활주로 공사 이후로 미뤄졌다. 서울공항에서 비행기가 뜨기 위해선 두 개의 활주로가 동시에 공사를 하지 못한다. 공군은 올 10월 서편 활주로 공사를 시작해 2015년 8월 끝낼 예정이다.
제2롯데월드 건설로 청주공항에서 열려
결과적으로 제2롯데월드 공사로 서울공항의 서편 활주로 공사를 해야만 했고, 동편 활주로 공사는 뒤로 연기됐다. 이로 인해 에어쇼도 서울공항에서 개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국가 행사가 한 기업 때문에 불이익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에어쇼 개최를 맡은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는 “에어쇼가 청주공항에서 열리는 것과 서울공항의 동편 활주로 공사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공사 완료 기간인 7월과 에어쇼 개막일 10월이 겹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공항 동편 활주로 공사가 계획된 날짜에 완료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공군 관계자는 “현재 활주로 공사는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도 “현재 각종 안전 검사를 하고 있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에어쇼 일정을 미리 계획해야 하는데, 공사가 7월에 끝나지 않을 수 있는 불확실성을 지닌 채 서울공항에서 에어쇼를 하는 무리한 계획을 잡을 리도 만무하다. 사실 청주공항에서 에어쇼를 개최하는 게 결정된 것은 2년 전이다. 공군의 또 다른 관계자는 “2011년 청주공항에서 2013년 에어쇼를 개최할 계획을 잡았다”며 “이후 국내외 참가업체를 모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청주공항에서 에어쇼를 개최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제2롯데월드 건설로 인한 서울공항 동편 활주로 공사였다”고 덧붙였다.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3년 에어쇼가 제2롯데월드 건설로 진통을 겪고 있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brave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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