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를 지지하는 원동력 중 하나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의 유입 또는 이탈에 따라 코스피의 희비가 엇갈린다. 코스피는 최근 일주일 외국인의 순매도가 늘어나면서 활짝 웃었다. 2030포인트까지 가는 덴 시간문제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중단하면 코스피가 출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려면 외국인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 1분기 코스피가 박스권을 맴돈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이 이탈해서다. 경기회복 조짐이 보인 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으로 외국인이 몰려간 게 코스피에 영향을 준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확대되지 않으면 코스피 2000포인트 돌파는 쉽지 않다.
외국인의 움직임만 놓고 봤을 때 국내 코스피의 흐름은 긍정적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매도세를 앞지르고 있어서다.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은 5000억원가량 순매수하며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코스피가 상승세를 유지하려면 확실한 모멘텀이 필요하지만 당장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당분간 외국인이 코스피를 이탈할 것으로 보이지 않아서다.
무엇보다 IT와 통신업 관련주가 강세를 띠고 있다. 철강•화학 등 올 1분기 부진을 면치 못한 업종도 회복세가 감지된다. 한동안 코스피를 떠들썩하게 했던 북한 리스크도 잠잠해진 지 오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은 외국인에게 코스피를 떠날 명분과 이유를 주지 못한다”며 “외국인이 굳건히 버티고 있다면 2000포인트를 넘어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지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3월 이후 이어지던 외국인의 순매도 기조가 변하고 있다”며 “5월 14~21일 6800억원의 순매수를 보이는 등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동양증권은 코스피가 단기상승을 통해 203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인지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가 4월 이탈했던 60주 이평선 회복을 거친 만큼 최소 몇주간은 상승세를 탈 것”이라며 “등락은 있을 수 있지만 2030포인트까지 노려볼 만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반론도 있다.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매수세가 외국인 투자자의 복귀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의견이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뱅가드 이슈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매수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6월 이후가 돼야 외국인 투자자의 본격적인 매수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에선 코스피의 최근 상승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이 양적완화정책을 중단하고 출구전략을 준비할 경우 국내 증시가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증권가 한 관계자는 “양적완화 조기 종료에 대해 증권가에선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는 IT•통신 등 우량업종에 대한 접근을 바탕으로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미국의 양적완화 움직임의 결과를 지켜본 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jayk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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