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보단 스토리를 읽어야
스펙보단 스토리를 읽어야
  •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
  • 호수 45
  • 승인 2013.05.29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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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순신의 CEO Story

기업들은 더 이상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뭐 하나 특출난 사람을 선호한다. 천편일률적으로 나열한 스펙에도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스토리를 내세운 논술형 인재를 원한다. 채용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요즘 기업은 사람을 뽑을 때 스펙을 먼저 보지 않는다. 사람의 스토리를 본다.

“정말 스펙이 중요하지 않나요?” 필자가 멘토링을 할 때마다 학생들로부터 듣게 되는 질문이다. 취업에 학점•토익 점수가 절대적인 평가 요소가 아니냐는 이야기다. 필자의 대답은 ‘YES’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스펙보다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열을 올리는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홍보성 마케팅이 아닐까 하고 의심부터 한다. 인사 담당자들로선 머릿속을 열어 보여줄 수도 없고 답답할 노릇이다.

‘장마철의 하늘 같다’라는 속담이 있다. 변화가 심해 도저히 앞을 가늠할 수 없다는 말이다. 흐름을 조금이라도 놓치면 뒤처지기 쉬운 요즘 세태에 알맞는 표현이다. 최근 기업들이 빠른 흐름에 발맞춰 강구책을 내놓는 이유다. 이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인재확보다. 천편일률적인 스펙으로 무장한 이들이 아닌 자신만의 스토리와 차별화된 능력으로 어필하는 인재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된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이 변화함에 따라 채용 방식도 많이 달라졌다. 롯데그룹은 기존의 대졸공채를 ‘에이 그레이드(A-Grade)’라는 명칭으로 변경해 대졸 학력 제한을 폐지했다. SK와 KT는 오디션형 면접형태를 도입해 특별한 경험을 지닌 인재를 뽑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GS그룹은 계열사별로 특화된 채용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구직자의 역사의식을 확인하기 위해 국사시험을 도입하거나 학점, 어학점수 등 이른바 ‘스펙’이라 불리는 요소에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더 나아가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CA)’ 전형을 실시했다. SSCA는 인문계 전공자를 뽑아 일정기간 심화된 소프트웨어 관련 교육을 받게 한 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채용하는 식이다. 융합형 인재 선발을 위한 색다른 채용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신규채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경력직 채용에도 해당된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대기업은 경력직을 뽑을 때 정해진 틀에 맞춰 구인을 했다. 예를 들어 특정 대학이나 지역 출신 등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후보자 이름에도 올릴 수 없게 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다르다.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채용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

고급관리자 이상을 만날 기회가 많은 필자는 이같은 변화를 몸소 체감한다. 이들로부터 감지할 수 있는 채용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구직자의 학벌이 좋지 않더라도 경력, 역량,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회사에 필요한 ‘적합한 인재(Right Person)라고 판단됐을 경우 채용이 이뤄진다는 거다. 과거처럼 이력서의 모든 항목이 최고일 필요는 없다.

더 이상 기업들은 모든 것을 잘하는 인재를 원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한 분야에서 최고인 사람을 원한다. 하지만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여전히 스펙으로 자신을 내세우려 하거나 자신 없는 부분은 가리려고 애쓴다.

내로라하는 인재들의 집결지로 불리는 삼성에서는 S급 인재를 얼마나 발굴했는지가 인사고과 비중의 3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인재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더 이상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인재는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빠르게 변화를 거듭하는 환경 속 기업들의 인재에 대한 요구는 다양해지고 특화되고 있다.

 
과거에 인사人事가 객관식형이었다면 이제는 논술형으로 바뀌었다. 시대의 흐름과 회사의 필요에 맞게 맞춤형 인재를 선발한다는 이야기다. 논술형에 ‘정답’이 없듯, 인사에도 ‘정답’은 없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객관식 문항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말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내세워 논술형 답변을 만들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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