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5년 만에 CJ 비자금 수사
검찰이 칼을 빼들었다. CJ그룹을 향해서다. 2008년 제기된 비자금 의혹을 규명하고 나선 것이다. 무려 5년 만이다. 물론 간헐적으로 수사가 이뤄졌지만 그때마다 어중간하게 마무리됐다. 검찰의 CJ 비자금 수사. 이번엔 뭔가 다를까, 아니면 군불만 피우고 은근슬쩍 덮을까.

이날 검찰은 2008년 이후 CJ 세무조사 자료와 이재현 CJ 회장과 이미경 CJ E&M 부회장의 각종 납세자료, 부동산 보유내역 등을 확보했다. 동시에 CJ 재무팀 관계자 10여명을 조사했다. 검찰은 하루 전인 21일에는 CJ 본사와 경영연구소 등 그룹컨트롤타워를 압수수색했다.
현재 검찰은 CJ가 해외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실제 제조나 영업 활동이 없는데도 마치 거래를 한 것처럼 꾸며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CJ가 해외에 묻어둔 돈을 국내에 투자해 수익을 거둬 다시 해외로 빼돌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불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 특수목적법인 중 두 곳은 대표적인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됐다.
검찰이 처음 포착한 수상한 자금 규모는 7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계좌 추적을 통해 밝혀낸 전체 비자금은 이보다 훨씬 크다는 관측이 많다. 현재 CJ의 비자금 규모는 국내에만 4000여억원, 해외엔 1000여억원으로 추정된다.
검찰의 CJ 비자금 수사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재현 회장의 차명재산을 관리하던 재무팀장 이모씨가 살인 청부 혐의로 기소됐고, 재판 과정에서 이 회장의 비자금이 거론됐다. 당시 이씨는 차명계좌 40여개를 이용해 이 회장의 개인 자금 수천억원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장은 1700억원의 세금을 낸 뒤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상속재산’이라는 이유를 대며 검찰의 비자금 수사에서 비껴갔다.
2008년 제기된 CJ비자금 의혹

올 1월엔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의 30억원대 탈세 의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CJ는 서미갤러리를 통해 해외 미술품 1422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자금 출처와 함께 시세보다 고가에 미술품을 사들여 차액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비자금이 조성됐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
현재 검찰 수사는 이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비자금 조성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향후 수사 경과에 따라 횡령•배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국외재산도피, 분식회계(자본시장법 및 주식회사의 외부감사법 위반) 등 추가 혐의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이 CJ와의 긴 악연을 이번에는 마무리할 수 있을까. 누가 ‘진실’을 깨물고 있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 | @brave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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