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와 티타임을 갖는다. 잭 도시 트위터 회장과는 점심식사를 함께한다. 꿈 같은 얘기지만 미국에선 현실에서 이뤄지고 있다. 팀 쿡과의 ‘티타임’, 잭 도시와의 ‘점심시간’이 경매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미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두 CEO가 경매에 나선 것은 인기도, 주가 때문도 아니다. 기부를 위해서다.

이번 경매에는 몇몇 기업이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애플 제품의 액세서리 판매업체인 ‘클리어크리에이트’는 56만 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스토어에서 무료 성경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 ‘포블리닷컴’도 2회에 걸쳐 59만 달러와 60만 달러를 각각 제시했다.

팀 쿡만이 아니다. 잭 도시 CEO와의 점심식사 경매도 이베이에 등장했다. 5월 6일(현지시간) 시작된 경매는 최초 경매가 5000달러에서 16일(현지 시간) 최종 3만1600 달러(3120만원)에 마감됐다. 잭 도시의 점심식사 경매의 낙찰자는 가장 친한 7명의 친구를 초대할 수 있다.
경매수익 전액 사회기관에 돌아가
2009년 모바일 결제시스템 전문업체 ‘스퀘어’를 창업한 잭 도시는 실리콘밸리의 떠오르는 ‘CEO’로 통한다. 잭 도시는 지난해 9월 스퀘어를 통해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으로부터 28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 타임은 최근 테크놀러지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CEO로 그를 꼽았다. 팀 쿡과 잭 도시가 티타임·점심식사권을 경매시장에 내놓는 이유는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기부를 위해서다.
팀 쿡과의 티타임 경매를 통해 얻은 수익은 비영리 인권옹호단체 ‘케네디 인권센터’에 귀속된다. 잭 도시와의 점심식사 경매에서 나온 수익은 저소득층 지원 사회단체 BUILD.org로 들어간다. 특히 이번 경매를 계기로 BUILD.org의 임원으로 활동하는 잭 도시는 2010년부터 측면지원을 계속한 것으로 밝혀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런치경매의 시초는 워런 버핏이다. 지난해 6월 그와의 점심 경매 가격은 343만 달러(40억원)에 낙찰돼 화제를 낳기도 했다. 버핏은 2000년부터 13년간 점심경매를 통해 모은 1150만 달러(128억원)를 기부했다. 버핏을 잇는 실리콘밸리의 대표 CEO들이 기부왕으로 등극할 수 있을까.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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