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남양유업에선 무슨 일이 …
올 5월 14일. 남양유업 사태해결을 위해 민주당 의원이 본사 항의방문 계획을 알렸다. 남양유업 측은 “그날은 대리점 협의회와 논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음에 와 달라”고 답했다. 거짓말이었다. 남양유업은 대리점 협의회에 공식적으로 논의요청을 한 적이 없다. 남양유업, 이번에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했다.

하지만 이 방문은 제때 이뤄지지 않을 뻔했다. 남양유업이 민주당 의원의 항의방문을 막기 위해 거짓사실을 알렸기 때문이다. 항의방문 직전인 5월 14일. 우원식 위원장 측은 항의방문을 통보했다.
그런데 남양유업 측은 “협의회 측과 본사에서 논의를 하기로 했다”며 “결과가 나온 후 방문하는 게 어떻겠는가”라고 답했다. 거짓말이었다. 남양유업은 민주당 의원이 항의방문을 통보한 5월 14일 협의회와 공식적으로 약속을 잡지 않은 상태였다.
안영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렇게 말했다. “14일에 우원식 위원장 비서관에게 전화가 왔다. ‘남양유업과 협의회가 본사에서 협의를 하기로 했다는 데 사실이냐’는 내용이었다. 알아보니 사실무근이었다. 하마터면 우리도 깜빡 속을 뻔했다.”

이창섭 협의회 회장은 “남양유업 사태가 터진 후 법정대리인까지 결정된 상황에서 임원도 아닌 영업본부장이 총무에게 만나자고 한 걸 ‘협상테이블을 마련했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침소봉대針小棒大”라며 “1분후면 밝혀질 거짓말로 국회의원까지 항의방문을 무마하려 한 것은 도통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했다는 지적이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15일 민주당 을지키기 경제민주화추진위와 만난 자리에서 “협의회의 실체를 인정하고 즉각교섭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협의회 측은 “이 역시도 믿을 수 없는 말”이라며 “실제로 교섭을 진행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창섭 회장은 “(남양유업 측이) 워낙 말을 자주 바꿔 믿을 수가 없다”며 “의원들 앞에서 사과를 하고 시정의사를 밝혔을지 몰라도 실제 교섭에 들어가면 다른 얘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의회가 남양유업을 불신하는 이유는 거짓말로 사건을 때우려는 정황이 수없이 포착돼서다. 실제로 대리점에 ‘제품 밀어내기’를 요구하면서 욕설을 내뱉어 공분을 산 남양유업 전현직 영업사원 3명은 최근 검찰조사에서 입을 맞춘 듯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남양유업 본사가 나서 ‘대국민사과 성명’을 발표했음에도 그랬다. 남양유업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잇따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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