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골드먼삭스가 신흥시장으로 주목한 MIST 4개국에 한국이 포함됐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진 한국이 포함된 이유는 무엇인가.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성민): “한국의 잠재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은 고령화와 가계부채 문제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견고한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력도 앞서 있다. 이는 한국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최석원): “한국이 MIST에 포함된 것은 2년 전이다. 2011년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은 다른 3개국과 함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신흥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국가로 분류되던 시절이었다. 2011년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이 MIST에 포함된 건 틀린 분석이 아니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송상훈): “한국은 글로벌 생산라인에서 배제할 수 없는 핵심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가계부채 등 구조적으로 불안요소가 있지만 우량기업의 투자조건은 좋은 편에 속한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이하 오성진): “옳은 말이다. 골드먼삭스가 한국을 포함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었다. 한국은 제조업 경쟁력이 높아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를 띨 경우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임진균): “브릭스는 자생적으로 경기부양을 할 수 있는 국가다. 반대로 MIST는 교역의 요충지에 위치해 무역을 통해 경기를 부양한다. 한국이 MIST에 포함된 이유다.”
✚ 한국과 같은 수출지향형 국가는 대외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성장하기 힘들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 신흥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오성진: “미국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한국경제의 성장은 어렵다. 성장을 위해선 중국과 아시아 소비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중남미·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은성민: “동의한다. 한국은 수출이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대외환경의 영향을 축소하기 위해서는 생산기지의 현지화, 기술경쟁력 확보, 제품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일례로 기술력과 제품경쟁력을 확보한 삼성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MIST는 무역 통해 경기부양
최석원: “세계시장의 수요가 확대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어렵다.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내부적으론 정부와 중앙은행이 수요확대를 위해 공조정책을 펴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선진국 진입 문턱에 있는 한국이 중앙은행의 힘을 빌린 통화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임진균: “브릭스는 국토면적, 인구규모로 볼 때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 원자재라는 확실한 무기도 있다. 국토가 작고 인구가 많지 않은 한국으로선 브릭스처럼 규모의 경제를 펴기 어렵다. 이에 따라 규제를 완화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송상훈: “우리나라는 지리적·인구적 한계 때문에 소비시장으로 부각되기 어려운 환경을 갖고 있다. 수출의존적인 경제환경이 구축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에 따라 수출과 내수를 균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수출지향적인 MIST의 경제가 성장하려면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이 도움을 줄 수 있겠다.
최

임진균: “한국은 참여정부 이후 FTA 체결에 힘을 쏟았다. 논란이 많은 한미FTA의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 문제는 한국이 체결한 FTA가 지역을 묶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FTA는 역내에서 묶여야 더 큰 효과가 나온다.”
은성민: “FTA의 영향을 한마디로 결론 내리기 어렵다. 수혜를 보는 업종이 있는 반면 농산물 산업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서다. 하지만 수출중심의 국가가 대외개방도를 높이지 않고 경제를 성장시키기는 힘들다. 피해 업종은 정부가 나서 지원해야 한다.”
✚ 브릭스를 능가하는 장점은 무엇인가.

은성민: “우수한 기술집약형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브릭스보다 재정건전성도 높다.”
임진균: “브릭스에 비해 금융시스템이 견고하다. 한국산업의 효율성·생산성이 높다는 점도 한국만이 가진 장점이다.”
오성진: “한국경제는 다이내믹하다. 글로벌 환경변화에 한국처럼 빠르게 적응하는 나라는 드물다. 특히 한국기업의 제품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다. 한국의 장점은 많다.”
✚ MIST에 한국이 포함된 것은 주목할 만하지만 왜 한국은 ‘신흥국’에만 머물러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임진균: “한국은 규모의 경제가 어렵다. 또한 대내외 변수에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신흥국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은성민: “한국경제는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길목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점과 자본시장이 아직 미성숙하다는 것은 약점다.”
한국 신흥국 굴레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 한국이 이머징 마켓에서 더욱 돋보이기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은성민: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높지만 당장 이를 낮추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선 현지생산을 통해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가격경쟁력보다는 제품과 기술력으로 승부를 거는 문화도 만들어져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도 절실하다.”
송상훈: “신흥시장은 정치·문화·사회적 특성이 각각 다르다. 이에 따라 제품수요도 천차만별이다. 한국기업이 신흥시장이 진출했다가 큰코다치고 돌아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흥시장에서 한국이 돋보이려면 선제적 지원과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
최석원: “한국의 인구와 산업구조를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젊은 국가와 경쟁하는 건 힘들다. 산업구조와 분배시스템 개혁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모델을 재확립하는 게 중요하다.”
오성진: “한국은 수출지향형 국가다. 새로운 전략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 @ksg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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