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로 북적이는 세계의 전통시장에는 나름의 특징이 있다. 전통시장과 성격이 비슷한 업종을 함께 묶고, 벼룩시장으로 소비자에게 감수성을 제공하면서 생산자과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교류의 장으로 만든 것이다. 관광을 테마로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는 국내 전통시장이 배워야 할 점이다.

필자는 관광을 테마로 한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몇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하나. ‘전통시장과 성격이 비슷한 업종을 묶어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내라.’ 전통시장의 특성상 주요 고객중장년층이다. 하지만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젊은층을 선도고객으로 삼아야 한다.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테마를 전통시장과 묶어 전개하라는 얘기다.
전통시장과 결합이 가능하면서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는 ‘온천’이 좋다. 도심온천과 전통시장을 결합하면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가 있다. 일본 도쿄東京 도심 오다이바에 위치한 ‘오에도大江戶 온천’을 살펴보자.
오에도 온천은 중장년층 고객으로 연일 성황을 이룬다. 특히 오전 11시에서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운영하는 테마형 욕장과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욕장이 인기다. 오에도 온천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가 있다.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도심형 온천이 전통시장과 딱 맞아떨어져서다. 하루 반나절은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고, 반나절은 가족들과 온천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 하루 관광 프로그램으로 손색이 없는 것이다.
둘. ‘골동품을 십분 활용하라.’ 물질이 넘쳐나는 시대에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는 참으로 어렵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골동품’을 활용하면 새로운 콘셉트의 시장을 만들 수 있다. 골동품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품이자 흥정이 가능한 상품이라서다. 무엇보다 전통시장과 성격이 잘 맞는다.
영국 런던 포토벨로 마켓(Portobello Mar ket)은 유럽의 대표적인 벼룩시장이면서 전통시장이다. 은ㆍ금으로 만든 가공품과 앤티크 제품이 소비자의 발길을 사로잡고, 옛날 카메라와 클래식한 찻잔은 박물관에서 역사를 보는 것 이상의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골동품과 전통시장이 주는 특유의 감성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 것이다.
셋. ‘파머스마켓으로 전통시장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라.’ 세계 관광객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하면 반드시 방문하는 곳이 있다. 파머스마켓(Farmer‘s Market)이다. 파머스마켓은 전통시장을 보호하는 미국 도시의 정책이다. 지역 농민이나 수산업 종사자가 직접 가꾸고 생산한 먹을거리를 가지고 나와 소비자와 직접 만난다.
전통시장이 사람과의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삼은 것이다. 농약을 치지 않은 친환경 농축산물을 도시의 소비자와 연결한 오프라인 방식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해 온라인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주부들은 가족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았고, 파머스마켓은 농부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공간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넷. ‘적극적인 흥정을 전통시장만의 무기로 삼아라.’ 전통시장과 현대식 대형마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격 흥정’이다. 가격을 놓고 상인과 소비자가 흥정하는 긴장감은 전통시장만의 묘미다. 대표적으로 일본 도쿄 우에노 아메요코 시장이 그렇다. 고객과 가격을 흥정해 최종 소비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고객에게 어린 시절 추억을 되새겨주고,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런 이유로 방문객의 30% 이상은 외국 혹은 도쿄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관광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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