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맞대고 회의’ 야후의 나비효과
‘얼굴 맞대고 회의’ 야후의 나비효과
  • 김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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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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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금지 이후 IT업계 스마트워크 도입 재검토

▲ 야후의 재택근무금지 결정 이후 일부 기업이 스마트워크 도입을 재검토하고 나섰다.
야후의 ‘재택근무금지’ 방침이 기업의 스마트워크(Smart Work) 도입 재검토로 이어지고 있다. 올 2월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는 재택근무금지 경영방침을 발표했다. 야후는 사내 메신저를 통해 직원들에게 “가장 탁월한 의사결정은 사내 복도나 회의실에서 이뤄지는 토론에서 나온다”며 “직원을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많이 소통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회사로 다시 출근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다.

야후의 결정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근무하기 좋은 직장으로 소문난 구글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메이어 CEO의 결정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큰 충격을 줬다. ‘자유로운 근무환경이 혁신을 가져온다’는 실리콘벨리의 정서가 강해서다.

한편에서는 야후의 방침을 놓고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굴뚝산업 시대로 돌아가자는 게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는 “야후의 재택근무금지 결정은 직원에게 더 많은 유연성을 주려하는 현재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성계의 거센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여성에게 재택근무는 육아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는 수단인데 워킹맘인 메이어 CEO가 스스로 금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후의 자택근무금지 결정 이후 산업계에 새로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기업이 스마트워크 프로젝트를 재검토하고 있어서다. 일례로 미국의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야후와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스마트워크는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근무장소와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직원에게 자유를 주면서 업무 생산성을 높아지는 것이다. 문제는 현실에서는 스마트워크의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메일ㆍ메신저ㆍ전화통화를 통한 커뮤니케이션보다는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때 대화가 풍성해진다. 그 속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

이런 이유로 인터넷 기업인 야후가 직원을 다시 사무실로 불러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터넷 기업이 오프라인 대화로 전환하자 제조회사ㆍ금융회사ㆍ공공기관의 스마트워크가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스마트워크는 효율성을 높이는 보완 도구다. 외부에서 업무를 볼 때도 회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지 카페테리아에 앉아 업무를 보는 게 아니란 얘기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kkh4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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