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값으로 승부 소리 없이 강했다
맛과 값으로 승부 소리 없이 강했다
  • 김미선 기자
  • 호수 42
  • 승인 2013.05.08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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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없는 이디야

토종 커피브랜드 이디야의 쾌속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이디야는 올 3월 매장수 부문에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1위에 올랐다. 값이 싸면서도 맛이 일품인 커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다. ‘소리 없는 강자’ 이디야의 성공비결을 짚어봤다.

▲ 이디야가 카페베네를 따돌리고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매장수 1위에 올랐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포화상태다. 원두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커피전문점이 고구마 줄기 따라오듯 줄줄이 생겼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는 곳이 있다. 토종 커피전문점 브랜드 ‘이디야’다. 올 3월 이디야는 매장수 860개를 기록해 카페베네를 따돌리고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1위(매장수 기준)에 올랐다.
 
2001년 1호점을 오픈한 이디야는 지난해 7월 말 700호점을 돌파했다. 최근 9개월 동안 오픈한 매장수만 160개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경쟁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압도적으로 따돌리는 수치다. 지난해 스타벅스는 106개, 카페베네는 100개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 탐앤탐스는 40개, 할리스는 30개를 오픈하는 데 그쳤다.

 
이디야의 고속성장 비결은 값과 맛에 있다. 경기불황으로 지갑을 닫은 소비자를 유혹하기 위해 저렴하면서도 맛 좋은 커피를 선보인 게 알찬 열매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이디야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2500원이다. 스타벅스 가격(톨 사이즈 아메리카노 3900원) 보다 35% 이상 싸다. 이디야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한수진씨는 “이디야에서 하루에 석잔 아메리카노를 사 마시면 스타벅스와 비교했을 때 4500원을 아낄 수 있다”며 “그렇다고 맛이 뒤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디야 충무로 지점에서 근무하는 한 바리스타는 “스타벅스와 카페베네에 모두 바리스타로 일해 봤지만 커피맛은 별 차이가 없다”며 “경기불황과 맞물리며 저렴한 이디야로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창업 시장서도 돌풍 일으켜

이디야의 커피맛이 스타벅스와 맞먹는 이유는 아낌 없는 투자에 있다. 이디야는 업계 최초로 자체 커피연구소를 두고 커피 연구개발(R&D)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1년여에 걸친 R&D 끝에 케냐AA 블렌딩 원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최정화 이디야 커피연구소 팀장은 “케냐AA 원두는 이디야 커피연구소에서 생두 품질 유지부터 마지막 커핑 테스트(원두의 상태·향·맛을 확인하는 작업)까지 검증했다”며 “기존 원두보다 과일향과 아로마향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다크초콜릿의 맛까지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디야의 매장창업비용이 덜 드는 것도 성장의 발판이 됐다. 이디야는 테이크아웃 중심의 소규모 점포가 대부분으로 창업시장에서도 인기다. 49.5㎡(15평) 기준으로 순수창업비(임대료·권리금 제외)는 9500만원밖에 들지 않는다. 반면 매장수 2위 업체인 카페베네의 132㎡(40평) 매장을 열기 위해선 인테리어 1억원, 주방설비 1억여원 등 평균 2억3000만원이 필요하다.

이디야는 최근 방영된 KBS 2TV의 일일 시트콤 ‘패밀리’의 PPL에 들어간 비용 전액을 본사가 부담했다. 이디야의 한 매장 점주는 “다른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은 유명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쓰거나 PPL로 지출되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점주에게 떠넘긴다”며 “이디야는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을 본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별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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