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손실 숨긴채 CP 발행 ‘꼼수?’
영업손실 숨긴채 CP 발행 ‘꼼수?’
  • 박용선 기자
  • 호수 41
  • 승인 2013.04.30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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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의 이중고 ‘어닝쇼크ㆍ신뢰성 추락’

 GS건설이 올 1분기 전망한 영업이익이 두달 만에 무려 8000억원(2월 +3000억원, 4월 -5000억원 예측)의 차이가 발생했다. 해외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GS건설이 이 기간 대규모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했다는 것이다. 부진한 실적을 예상하고 자금을 끌어들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GS건설의 올 1분기 영업손실이 800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건설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올 2월 7일 GS건설의 실적전망 간담회 현장. 이 회사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을 3000억원이라고 잠정 발표했다. 하지만 이 잠정실적은 두달 만에 곤두박질쳤다. GS건설은 4월 10일 공시를 통해 영업손실 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잠정집계치와 비교했을 때 무려 800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난 것이다. 이유는 해외프로젝트 원가정산 손실에 있다. GS건설은 2000년대 초중반 국내에서 고급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한계에 달했고, 2008년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다. 특히 빠른 성장을 위해 수익성보다는 외형 확대에 집중했다. 하지만 무리한 해외진출은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GS건설은 올 1분기 6개 해외프로젝트에서 총 5290억원의 원가정산 손실액이 발생했다. 해외시장에서 숨기고 있던 부실이 한 번에 드러난 것이다.

GS건설은 원가정산 손실과 8000억원에 달하는 실적차이에 대해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이 4월 11일 금감원에 공시한 영업실적(잠정) 정정신고 사유를 보면 ‘계산 착오’라고 표기돼 있다. 결과적으로 GS건설은 실적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얘기인데, 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허윤영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처음 공사를 시작할 때는 부실을 숨길 수 있지만 나중에 실적이 나올 때는 숨길 수가 없다”며 “시장은 이미 GS건설의 부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장이 GS건설의 ‘꼼수’를 눈치채고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GS건설은 ‘어닝 쇼크(Earning Shok)’보다 더 무서운 신뢰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의 실적전망에 대한 신뢰성과 경영관리 효율성이 상당 기간 의심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 역시 급락하고 있다. 4월 10일 4만9400원이었던 GS건설 주가는 11일 3만5700원으로 떨어졌다. 4월 26일 현재 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과도하게 실적을 전망한 2월 7일(5만5700원)에 비해 2만원 넘게 떨어졌다.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GS건설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으로 지정했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GS건설은 지난해 4분기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수익성 저하와 해외 플랜트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손실 846억원을 기록했다”며 “올해에도 대규모 손실이 예상돼 재무안전성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더 큰 문제는 GS건설이 4월 10일 실적발표 이전인 1~2월 기업어음(CP) 8000억원, 회사채 3800억원을 발행했다는 점이다. 회사채•CP 모두 GS건설 사상 최대 규모였다. 업계는 GS건설이 신통치 않은 실적을 예상하고 회사채와 CP를 발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악화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회사채와 CP의 발행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를 피하기 위해 이들을 발행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1분기 실적 잠정집계치(회사 발표)를 보고 GS건설 회사채와 CP를 매입한 자산운용사•투자자는 손실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월 25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GS건설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로 하향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지정했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 | @brave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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