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구멍에도 볕들 날 온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 온다
  • 이난희 이난희아카데미 대표
  • 호수 39
  • 승인 2013.04.29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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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난희의 Let's make money | 악재의 경제학
▲ 주식시장의 큰 흐름을 이해해야 주식 변동에 동요하지 않을 수 있다.

대북 리스크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편에선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한다. 이쯤 되면 주식시장엔 수혜를 받는 종목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대북 리스크가 가중될수록 재미를 톡톡히 보는 종목이 있다. 방산주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은 반드시 온다. 주식시장의 불문율이다.

대북 리스크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을 우리 국민은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외신들이 되레 난리다. 주식시장도 잘 버티고 있다. 한편에선 대북 리스크 때문에 주가가 떨어졌다고 주장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지금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것은 대북 리스크 때문만은 아니다. 당연히 조정을 받을 시기라서 하락하는 거다. 주가가 떨어지기 위해선 뚜렷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 명분에 맞게 대북 리스크가 터졌을 뿐이다.

주식시장에는 ‘여름 랠리’라는 게 없다. 주식시장의 비수기는 4~8월이다. 8월이 지나고 9월에 접어들면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주가상승의 발판이 마련된다. 12월에는 배당이 있기 때문에 10월부터는 외국인과 기관매수가 강화된다. 이런 경로를 통해 주가의 ‘연말 랠리’가 시작된다.

현재의 주식시장도 이런 공식대로 흘러가고 있다. 그런데 주식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난 듯 두려워한다. 반대로 조금이라도 상승하면 큰 호재를 만난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거대한 경제흐름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이해하면 주식시장이 하락하든 상승하든 별다른 동요를 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은 지금 1차 하락을 진행하고 있다. 1차 하락 뒤에는 당연히 2차 하락이 따른다. 다시 무서울 만큼의 3차 하락이 이어진다. 하락 파동 이론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는 투자자는 이를 잘 알고 있을 게다.
요즘 주식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잘 짜인 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유는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기업이 극소수에 불과해서다. 한정된 종목이 주식시장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인데, 이는 주식시장이 맘대로 움직이지 않음을 뜻하기도 한다.

 
먼저 하락장의 특징을 보자. 충분히 상한가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음에도 더 이상의 큰 파동을 만들지 못하는 게 하락장의 특징이다. 또 하락장에서는 매수주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락장의 주요 변수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포지션이다.  상승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위치가 큰 변수가 아닌 것과 대조적이다. 다시 말해 하락장은 하락할 만한 나름의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보자. 개인의 매수세가 강한 날에는 외국인•기관이 팔지 못했던 대기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런데 이 물량을 개인투자자가 받아주기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당연히 주가는 떨어지고 개인투자자들 역시 물량을 투매한다. 그러면 또 주가가 떨어진다.

하락장에서 종종 발생하는 투매현상을 역이용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투매는 오후 2시 이후 발생한다. 주가가 하락할 땐 개인투자자의 심리가 위축되기 때문에 장마감 시간이 다가오면 투매량이 늘어난다. 이때 투매를 받아서 장 마감 전 동시호가가 만들어지기까지 과감한 포지션을 취한다면 적어도 3% 이상의 수익을 짧은 시간 안에 올릴 수 있다.

주식시장엔 공식이 있다

물론 모든 투매를 받는다고 수익이 나는 건 아니다. 주식시장에서 수급이 좋은 종목일 경우 수익이 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떨어지는 칼날은 잡으면 안 되는 것처럼 투매를 잡는 것 역시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 주식시장에 깔려 있던 악재가 끝나면 그 악재는 곧바로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요즘 주식시장에선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북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재미를 보는 종목이 있다. 특히 주식시장이 하락장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잘 관찰하면 특이한 현상이다.
그 가운데 특히 상반된 흐름을 보이는 종목이 있다. 방산주와 남북경협주이다. 지금 북한은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전쟁도발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경우는 어떤 주식도 무용지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상한가를 보이는 종목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무기를 만드는 방산주다. 이에 반해 남•북이 화해 분위기일 때 상한가를 보이는 것이 남북경협주다. 방산주는 스페코, 빅텍이 대표적이다. 함정용 장비 생산업체 스페코의 주가는 거래일수 8일 만에 5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편으로 보면 아이로니컬하지만 이래서 주식시장이 흥미로울지도 모른다. 스페코는 북한이 긴장감을 끌어올릴 때마다 상한가 행진을 벌였다. 스페코의 주가차트를 유심히 살펴보면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한 날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뉴스를 보지 않고 스페코 차트 하나만 읽어도 대북 리스크의 정도를 쉽게 알아챌 수 있을 정도다.

이제 대북 리스크는 줄어들 때가 왔다. 개성공단 폐쇄, 미사일 발사 다음은 선제공격인데, 이는 전면전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김정은 체제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여기까지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스페코의 운명도 여기까지고, 수혜를 보는 종목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악재가 호재로 바뀌는 건 시간문제

바로 남북경협주다. 경협주는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 때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다. 물론 주식 초보자는 싸늘하게 식어 있는 남북관계로 경협주에는 빛이 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가령 폐쇄된 개성공단이 재가동되거나 6자회담이 열리면 경협주가 빛을 볼 게 분명하다.

이 때문에 경협주의 대장주격인 제룡산업의 주가를 눈여겨봐야 한다. 다른 경협주는 베팅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악재가 호재로 변해 경협주가 주목받아도 여러 종목이 힘을 받기는 어렵다. 그만큼 주식시장의 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빠르게 개선된다면 경협주를 비롯해 가스관 관련주, 철도 관련주까지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분단국가의 아픔이 60년째 계속되고 있다. 오늘 밤에는 어떤 대북 리스크가 터질지를 고민하면서 스페코와 제룡산업의 투자전략을 고려해야 하는 주식쟁이의 현실이 뼈아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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