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語에서 발견한 성형의 이유
論語에서 발견한 성형의 이유
  • 양정학 제림성형외과 원장
  • 호수 39
  • 승인 2013.04.19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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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학의 고전성형열전 ⑨

▲ 능력이나 외모가 부족하면 밥벌이가 쉽지 않다. 성형이 필요한 이유다.
조선 후기 독서광 중 한 사람인 이덕무(1741 ~1793)는 심신이 지칠 때마다 논어論語의 서너 장章을 ‘눈을 감고 팔짱을 끼고서’도 읽었다고 한다. 그 경험을 필자도 얼마 전에 친구들과 함께한 외식에서 살짝 맛봤기에 소개한다.

봄비가 오던 토요일 저녁 이야기다. 김포공항과 가까운 ‘팽오리농장’에 다녀왔다. 연탄불에 굽는 오리전골 한 마리를 셋이서 뚝딱 해치웠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눈을 감고 팔짱을 끼고서 논어 한 장을 읽고 또 읽었다. “자왈子曰 조문도朝問道면, 석사夕死라도 가의可矣니라.”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공자의 말이 입안에 자꾸 맴돈 것은 오리전골 맛이 일품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눈을 감고 팔짱을 끼었다. 강릉고려병원에 근무했던 시절의 ‘그 일’이 느닷없이 불쑥하고 떠올랐다.

당시 한 직원의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병원 직원인 아들(상주)이 다급히  찾아와서는 시체가 된 어머니의 얼굴성형을 부탁했다. 얼굴뼈가 부러져서 고인의 생전 고운 모습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급히 필자를 찾아온 이유였다. 딱한 사정을 외면하고 모른 척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생전의 모습과 가깝게 얼굴성형을 해줬다. 그제야 직장동료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어머니가 천국에서도 좋아하고 고마워할 거라면서….

우리는 다 안다. 공자처럼 ○○를(을) 지금 할 수 있다면, 당장 죽어도 좋다는 식으로 말 할 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이 공자가 말하는 ‘도道’가 아니고 ‘꿈’이면 어떠랴. 속되게 ‘맛’이라고 답한들 잘못이랴.

버킷 리스트(bucket list•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에 ‘성형’이라는 두 글자가 적혀 있다고 속되다고 폄하할 수는 없다. 어떤 이에게는 아무렇지도 않는 것이 다른 어떤 이에게는 ‘간절함’이 되기도 한다. 입장이 다를 뿐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는 세상을 관통하는 절대 섭리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사치라는 비판을 종종 받는 성형은 ‘힐링’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상처’는 과한 욕심으로 인한 결과고, ‘치유’는 만족할 줄 아는 자득自得에서 꽃 피는 거다.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좋아하는 논어 한 문장을 소개한다. 이 문장은 리링 교수가 쓴 「집 잃은 개1」에서 인용한 것이다.

“스승님께서 말씀하셨다. 축타와 같은 말재간이 없거나, 송조와 같은 미모를 갖지 못했다면, 오늘날은 재난을 피하기 어렵구나子曰, 不有祝駝之佞, 而有宋朝之美, 難乎免於今之世矣.”

 
예나 지금이나 ‘말 잘하기(?)’와 ‘외모’ 중 한가지라도 부족하면 밥벌이가 시원치 않을 수밖에 없다. 특히 어려운 시대일수록 그렇다. 공자가 살았던 시대에도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리링 교수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공자는 교묘한 말과 아부하는 얼굴에 의존하지 않으면 재난을 피할 방법이 없음을 개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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