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특사보다는 남북대화가 상책
대북 특사보다는 남북대화가 상책
  • 김정덕 기자
  • 호수 39
  • 승인 2013.04.16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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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파트2] One Point Interview | 양무진 교수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통일부 장관의 성명을‘진정성 있는 대화 제의’라고 평가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4월 11일 저녁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개성공단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자는 게 핵심이다. 남측의 대화 제스처 하나로 한반도의 긴장이 한순간에 사라지지는 않을 듯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남북문제 해결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데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북관계는 급속히 차가워졌다.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해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 대북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인물들이 많았다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핵실험 이후 북한이 대북강경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정부가 먼저 대화를 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차가워질 대로 차가워진 관계에 봄이 올 수 있을까. 북한전문가인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잘 한 일’이라고 밝혔다. 남측의 대화제의에 진정성이 있는 만큼 충분히 북한을 끌어낼 수 있지 않겠냐는 거다.

✚ 통일부 장관의 긴급 성명 어떻게 보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확인된 거다. 통일부가 중심이 돼서 문제를 풀려고 한다는 게 중요한 거다.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 박근혜 정부가 인내심을 잃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정부 출범 후에 곧바로 한반도의 평화안전적 관리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등을 적극적으로 밝혔으면 더 좋았을 거다. 그런데 북한 핵실험이 터지면서 정부의 대북정책이 안보 쪽으로 쏠렸다. 그게 상황을 더 악화시킨 측면이 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대화를 하겠다고 나선 것은 잘 한 일이다. 북한도 출구가 마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 정부는 성명으로 발표했다. 물밑 접촉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 방식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나.
“상황이 안 좋은 쪽으로 많이 와 버렸다. 이제 물밑접촉과는 별개로 남측이 대화의지를 갖고 있다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했다. 그런 면에서 시의적절하다는 거다.”

✚ 대북 특사를 보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지금은 특사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건 일단 접어놔야 된다. 조금 기다렸다가 잘 안 되면 그때 가서 특사를 생각해볼 수 있다.”

✚ 향후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남북한 모두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남측은 쓸데없는 말로 북한을 자극하지 말고, 북한은 한반도 위기를 조장하는 발언을 삼가야 한다. 이런 상태로 태양절(4월 15일•김일성 생일)을 넘긴다면 북측은 진정성을 믿고 충분히 긍정적인 반응을 할 거다.”

그렇지만 어린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지 않은 채 밀어붙이기만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개혁개방의 의지는 분명히 밝혀 놨다. 일례로 김정은은 핵무력건설과 경제건설 병진노선을 정했다. 상세 내용을 보면 대외무역 다각화를 통한 투자 활성화 등이 포함돼 있다. 해외투자의 필요성이 들어가 있다. 대화만 잘 되면 개방하겠다는 거다. 먼저 손을 내밀지 않겠다는 것일 뿐이다.”

향후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이라 보나.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남북 모두에게 출구전략이 생겼다. 대화를 이끌어낸다면 일단 남측 통일부와 북측 통일전선부 간 대화가 진행될 것이다. 이후에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 하반기에는 이산가족문제와 관광재개문제 등을 할 수 있다. 그럼 내년 상반기엔 남북관계 전반을 논의할 고위급 회담, 내년 하반기에 평화체제와 북핵문제를 다루는 정상회담까지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이 매우 중요하다. 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일단은 정부도 언론도 자극적인 발언을 자제해야 그 모든 게 가능하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juckys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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