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은 고도 아니라 밀도다
인맥은 고도 아니라 밀도다
  • 김성회 CEO 리더십연구소장
  • 호수 39
  • 승인 2013.04.15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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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의 리더학개론

▲ 조직 내 소수파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원교근공의 전략이 필요하다.
소수파에게 관심을 기울여라. 평소에 말썽쟁이 혹은 음지파로 소외받고 거부당한 이들에게 배려와 정성을 기울여라. 그것만으로도 조직에 훈풍이 도는 것은 물론 당신과 조직에 기대 이상의 충성을 맹세할 것이다.

강한 상사의 차별성은 소수파 감동전략에서 나온다. 주류와 결집이 힘들 때 이들은 좌절하지 않는다. 이른바 ‘원교근공遠交近攻’을 통해 변방을 에둘러 중심을 공략한다. 원교근공이란 중국 전국시대의 외교정책이다. 먼 나라와 친교를 맺어 가까운 나라를 공격함을 뜻한다. 소수파나 아웃사이더 혹은 을乙에게 감동을 주면서 주변의 인정을 받고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소수파와의 유대는 ‘보험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갑작스런 일이 생겼거나 뜻밖의 위기가 몰려올 때, 을의 도움은 천군만마의 효과를 발휘한다. 실제로 모 다국적 업체의 임원은 새벽에 사무실 복사기가 고장 났을 때 평소 관계를 돈독히 맺어놓은 복사기 회사 수리직원의 도움으로 회의자료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유사시에 큰 도움을 받으려는 얄팍한 노림수가 아니더라도, 이런 원교근공은 무리 없이 일이 돌아가도록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주류의 다수파를 감동시키려면 곱절의 노력이 필요하다. 차라리 소수파를 감동시키고 결집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 먼 곳의 사람들과 잘 사귀면 품을 덜 들이고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수 있다.

M회장은 피트니스 클럽에 가면 사우나의 세신원洗身員에게 정성을 쏟고, 명절 때마다 감사의 말과 함께 자필로 쓴 카드를 보낸다. 그 세신원은 M회장의 작지만 큰 배려에 감동했고 그를 피트니스 클럽의 스타로 만들어줬다. M회장이 선한 행동을 퍼뜨리며 감동 소문을 동네방네 냈기 때문이다.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모인 곳이라 사실 마이너급이었던 M회장은 러닝머신을 뛸 때도 회원들이 줄을 서서 만나고 싶어 하는 스타급 인사로 거듭났다.

확실한 지지자 결집이 우선

이는 조직에서도 적용된다. 소수파들에게 관심을 기울여라. 평소에 말썽쟁이 혹은 음지파로 소외받고 거부당한 이들에게 배려와 정성을 기울여라. 그것만으로도 조직에 훈풍이 도는 것은 물론 이들은 당신과 조직에 기대 이상의 충성을 맹세할 것이다.

원교근공을 강조하다 보면 오해를 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 소수파를 규합한다면서 조직에서 마당발 ‘허당’이 되는 것이다. ‘영과이후진 방호사해盈科而後進 放乎四海’란 말이 있다.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워야 넘쳐흘러 사해까지 흘러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인맥도 같은 이치다. 한 웅덩이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사해에 이르려 한다면, 시간은 시간대로 노력은 노력대로 허비하기 쉽다. 마당발 ‘허당’이라는 것은 아는 사람은 많되 진정으로 필요한 순간에 도움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적다는 뜻이다.

뜨내기 관계를 친분으로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찬바람을 맞고 피눈물 흘린다. 그래서 인맥은 ‘고도’가 아니라 ‘밀도’란 말도 있다. 형님 아우님 수백명보다 중요한 것은 나를 도와주고 신뢰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다.

조직에서 밀어주고 당겨주는 ‘밀당’ 인맥의 필요성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의욕이 넘치더라도 한 번에 모두와 친해지는 것은 가능하지도, 가능할 수도 없다. 현실적인 중심을 잡고 시작하라. 당신과 통하는 사람과 그룹부터 확실히 내 사람을 만들고 난 후에 확장하라.

 
시간과 노력을 배분하며 한 사람씩 만나서는 소용이 없다. 대상을 공략해 인정과 충성을 받은 후 다음 그룹으로 옮겨가는 것이 바른 방법이다. 이들이 말하는 평판은 다음 그룹을 우군으로 결집하는 데 가장 유력한 추천장이 될 수 있다. 이상적인 순서는 ‘지지자 강화→반대파 설득→중간파 합류 호소’의 순이다. 지지자부터 확실히 결집하라. 그다음 반대파를 설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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