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로 들어가 안방 꿰찼지만 …
하녀로 들어가 안방 꿰찼지만 …
  • 김미선 기자
  • 호수 38
  • 승인 2013.04.10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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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신데렐라의 죽음

올 4월 1일 유명을 달리한 바바라 피아세카. 그는 현대판 신데렐라로 불렸다. 존슨앤존슨 후계자의 하녀였던 그가 안방마님 자리를 꿰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남편의 전처 자녀들과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상속소송을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그의 삶을 돌아봤다.

▲ 현대판 신데렐라라고 불리는 바바라 피아세카가 올 4월 1일 화려하고 파라만장했던 인생을 마감했다.
존슨앤존슨(J&J) 창업주의 아들 J. 시워드 존슨 시니어의 부인 바바라 피아세카 존슨이 76세로 사망했다. 현지 언론들은 미국판 신데렐라 바바라 피아세카 존슨이 긴 중병 끝에 올 4월 1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바바라 피아세카 존슨은 폴란드의 가난한 농부의 딸로 태어나 J&J 그룹의 상속자 시워드 존슨 시니어와 결혼해 세계적인 여성 갑부가 됐다. 그가 신데렐라로 불리는 이유는 ‘무일푼’의 폴란드인이 하녀로 시작해 미국 최고의 갑부와 결혼에 성공해서다.

바바라 피아세카는 1937년 폴란드 동부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는 2차 대전 후 가족들과 폴란드 남서부 도시인 브로츠와프에 정착해 미술사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31세가 되던 1968년 바바라는 당시 공산국가였던 폴란드를 떠나 미국으로 무작정 건너갔다.

당시 그의 수중에 있던 돈은 100달러 남짓. 영어 한마디 할 줄 몰랐다. 그러던 중 바바라는 우여곡절 끝에 J&J 창업주의 아들 시워드 존슨이 사는 뉴저지 저택에서 요리사 일을 맡았다. 요리 솜씨가 좋지 않아 하녀로 강등된 바바라는 시워드와 마주치는 일이 많아졌고 이때부터 둘의 관계는 발전하기 시작했다. 당시 시워드 존슨의 나이는 73세. 그는 43세 때 재혼한 아내와 함께 낳은 자식 둘과 살고 있었다.

바바라는 1년 뒤 시워드 집에서 나와 뉴욕대학에서 예술학사 과정을 밟았다. 시워드는 맨해튼 지역에 아파트를 빌려 바바라의 거처를 마련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바바라와 만난 지 3년째 되던 해.
시워드는 두번째 처와 공식적으로 이혼 절차를 밟고 8일 만에 바바라와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시워드는 76세, 바바라의 나이는 34세였다.

1983년 시워드는 사망 6주 전 유언장을 통해 그의 재산 대부분을 바바라에게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시워드의 자녀들은 이를 팔짱 낀 채 보고 있지 않았다. 시워드의 두 전처의 자녀들은 세기에 남을 만한 상속 공방을 펼쳤다.

 
그들은 “바바라가 아버지 재산을 보고 의도적으로 접근했고 자신에게 유리한 유언장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버지가 사망하기 전 유언장을 수차례 수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바바라의 상속분이 점점 늘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바라는 3년에 이르는 지루한 소송 끝에 유산 5억 달러를 거머쥘 수 있었다.

바바라는 미술학도로 열성적인 삶을 살았다. 그는 폴란드에서 여생을 보내며 램브란트, 고갱 등의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수집했다. 바바라의 자서전에 따르면 ‘박애정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수집한 작품들을 박물관 등에 팔아 이를 통한 수익금으로 자선사업에 사용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바바라의 장례식은 유언에 따라 올 4월 15일 대학 시절을 보냈던 브로츠와프의 한 성당에서 있을 예정이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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