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합법지지 이념싸움으로 번져
동성결혼 합법지지 이념싸움으로 번져
  • 김미선 기자
  • 호수 38
  • 승인 2013.04.09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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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회장의 말이 부른 대립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의 ‘동성결혼 지지발언’이 이념 대립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수많은 보수단체는 슐츠 회장의 발언에 반기를 들면서 스타벅스 보이콧을 선언했다. 반면 슐츠 회장에게 ‘감사편지 운동’을 벌이며 그를 지지하는 세력도 등장하고 있다.

▲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이 동성결혼 합법화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슐츠 회장은 다양성 존중을 이유로 들고 있다.
숱하게 많은 보수단체의 반대에도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했다. CNN은 올 3월 28일(현지 시간) “당분간 슐츠 회장에게 동성결혼 지지하지 말라는 것은 어려운 주문(tall order)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1년부터 슐츠 회장은 결혼의 성별을 남녀로 규정하는 미국의 혼인보호법(DOMA)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올 1월에는 나이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미국 워싱턴주의 동성 결혼 합법화 지지를 선언했다. 슐츠의 생각을 요약하면 이렇다. “스타벅스가 20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싶다.”

 
슐츠 회장의 이런 행보는 보수 단체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동성결혼 합법화 반대세력 중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보수단체 NOM(National Organization for Marri age)은 지난해부터 ‘덤프 스타벅스(Dump Starbucks·스타벅스를 버려라)’라는 프로젝트를 선언하고 슐츠의 행동에 반기를 들고 있다. 최근 ‘스타벅스 보이콧’을 선언한 NOM은 중동·동남아 등 전세계 시장에 ‘보이콧 광고’를 게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4월 1일(현지시간) 현재 스타벅스 보이콧 지지에 서명한 이는 6만명에 육박한다. 미국 가족협회도 나섰다. 이 협회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성경을 공부하는 기독교 고객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타벅스 주주의 불만 역시 커지고 있다. 스타벅스 주주 중 한명인 토마스 스트로바는 3월 22일(현지시간) 열린 주주총회에서 “슐츠 회장의 동성결혼 지지가 회사에 손실을 끼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타벅스의 주식가치도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지 세력도 만만치 않아

 
그러나 슐츠 회장은 한치도 양보할 뜻이 없어 보인다. 슐츠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동성애지지’ 반대여론을 의식한 듯 이런 말을 쏟아냈다. “지난해 스타벅스 주식은 38%의 수익을 냈다. 이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스타벅스 주식을 팔고 다른 주식을 사도 좋다.”

슐츠 회장의 지지세력도 많다. 소비자와 노동자 권익 보호 운동 사이트인 ‘섬오브어스’를 통해 ‘감사카드’를 보내며 슐츠 회장의 결정을 지지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4월 1일 (현지 시간) 스타벅스 감사카드에 서명한 이는 65만2000여명에 달한다. 스타벅스 보이콧을 지지한 6만여명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한편에선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NOM 같은 보수단체들 덕분에 반대세력이 결집하면서 스타벅스의 매출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슐츠의 행보는 누리꾼 사이에서도 화제다. 인터넷 공간에선 “다양성을 존중하는 행보는 스타벅스에도 옳은 일이다” “스타벅스가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이상 더 스타벅스 커피를 더 이상 마시지 않겠다” “커피맛이 좋아야지 정치적 목소리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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