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오너든 CEO든 영업전선에 있었다
기업오너든 CEO든 영업전선에 있었다
  • 최남영 건설경제신문
  • 호수 36
  • 승인 2013.03.28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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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파트1] 워크아웃 졸업 건설사의‘비밀’

▲ 기업이 위기에 빠질 때 오너와 CEO의 진가가 드러나는 법이다.
건설업계 한파가 여전하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규모는 줄어들지 않고 있고, 미분양 물량을 털기도 힘겨워 보인다. 건설사는 ‘사선死線’을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로선 돌파책은 하나다. 오너든 CEO든 직원이든 영업전선에서 혼신의 힘을 쏟는 것이다. 워크아웃에 빠졌던 현대건설, 대우건설도 이렇게 살아났다.

시공능력평가순위 100위 내 건설사 중 20개사 이상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단계를 밟고 있다. ‘해외건설의 명가’로 불렸던 쌍용건설도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1971년 대림산업에 입사해 40년 이상을 건설인으로 살아온 이용구 동아건설 회장은 “지난 40여년 동안 여러 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힘든 시기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건설업체가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건설경기가 살아나야 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힘들다. 건설업체 스스로 위기를 정면돌파할 방법밖에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건설업체 오너나 CEO의 역할이 중요한 셈이다.

실제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를 지키고 있는 현대건설과 주택건설의 명가라는 자존심을 되찾은 대우건설은 회사 고위 관계자의 열정과 지혜를 발판으로 위기를 뚫고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다.

2011년 현대차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현대건설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바람 앞의 등불’ 신세였다. 외환위기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2000년, 현대그룹은 경영권 분쟁에 시달렸다. 그 결과 현대건설의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그해 10월 1차 부도를 맞았다. 

2000년 말 현대건설은 2조980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채권단이 몇 차례 자금을 수혈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2001년 6월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2006년 워크아웃을 졸업할 때까지 현대건설 임직원들은 뼈를 깎는 자구책을 펼쳤다. 현대건설에 정통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워크아웃 시작 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전체 임직원 중 30% 이상이 회사를 떠났고, 남아 있는 이들은 좌불안석의 심정으로 회사를 다녔다. 밤에는 술잔을 들이켜면서 고통을 달랬지만 낮에는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워크아웃 졸업 직후 출시한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는 이 기간 만들어낸 작품이다.

 
2000년 3월 워크아웃에 공식 돌입한 대우건설도 임직원들의 노력을 토대로 2003년 12월 굴레를 벗었다. 건설업계 안팎엔 당시 대우건설 임직원의 회사사랑을 엿볼 수 있는 일화가 아직도 회자된다. 2000년 4월 대우건설 내 트럼프월드 사업팀 전원은 한 대형건설사로부터 이직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사업팀 전원은 이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당시 사업팀을 이끌던 팀장은 “대우건설은 실무진이 전권을 행사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회사가 어려울수록 우리가 나서 돌파구를 찾을 생각을 해야 한다”며 스카우트 제안을 뿌리쳤다. 

대우건설은 어려움에 무릎 꿇지 않고 2002년에는 종합시공능력평가 2위에 올랐고, 워크아웃에서 탈출한 2003년에는 매출액 4조14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2년보다 17% 이상 증가한 수치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워크아웃을 졸업한 건설사들의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면 임직원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남영 건설경제신문 기자 hinews@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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