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음절로 브랜드 알려라
3음절로 브랜드 알려라
  • 더 스쿠프
  • 호수 36
  • 승인 2013.03.2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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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왕섭의 Brand Speech

 
미국의 한 통계에 따르면 시장에 출시되는 브랜드의 성공 확률은 18% 수준이다. 10개의 신규 브랜드 중 1.8개가 성공한다는 거다. 히트 브랜드를 만드는 건 그만큼 어렵다. 기업이 브랜드 차별화를 외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한다. 왜일까.

히트 브랜드를 만드는 첫째 원칙은 공감, 다시 말해 ‘연계성’이다. 경영진은 실무진에게 끊임없이 차별화를 강조하고 요구한다. 하지만 차별화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차별화보다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게 더 중요하다. 공감이 있어야 차별화가 가능하다. 한때 음료 기업들이 권상우와 배용준을 모델로 앞세워 아미노산 음료 브랜드를 시장에 내놨다. 아미노산 음료는 차별적 특성이 충분했다. 하지만 아미노산 음료가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 공감을 얻어내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됐다. ‘중간불일치 효과’ 때문이다.

맨들러(Mandler)가 1985년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기존 제품과 유사하거나 상이한 정도의 차이가 크면 소비자의 선호도는 낮지만 그 차이가 중간이면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다. 소비자가 공감하면서도 다르다고 느낄 때 해당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거다.

둘째 원칙은 ‘차별화’다. 차별화는 경쟁자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베트만(Bettman)의 논문(1979년)에 따르면 기업이 어떤 제품에 대해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싶은 정보의 양은 100비트(bits) 정도지만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량은 7비트(bits)에 불과하다.

브랜드 라벨에는 많은 정보가 빼곡히 적혀 있다. 라벨에 적힌 내용은 기업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정보량이다. 하지만 7비트는 한국어 3음절 정도다. 가령 우리는 ‘신라면’에 대해 빨간색 디자인 외에도 매울 신辛, 매운 맛 특징,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 농심 등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베트만은 소비자에게 처음 제공하는 3음절이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면 자동적으로 해당 브랜드의 정보가 축적된다고 설명한다. 소비자가 관심과 흥미를 갖게 되는 3음절이 바로 다르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유형성’이다. 최근 국내 문헌(김근배 숭실대 교수)에서 이를 강조했다. 공감 가능하고 차별적인 브랜드의 특징(속성)을 소비자가 오감五感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라는 거다.

브랜드의 차별적 특징을 오감으로 유형화할 수 있는 브랜드가 그렇게 할 수 없는 브랜드보다 성공확률이 높다. 습기제거제 ‘냄새 먹는 하마’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통에 꽉 들어찬 습기가 물로 변하는 것을 경험하도록 해 브랜드의 차별적 특징을 유형화했다.

그럼 연계성•차별화•유형성을 어떻게 접목해야 할까. 한국야쿠르트 ‘윌(Will)’은 “위까지 생각한 위장 전용 발효유”를 표방했다. 윌은 사람들이 장腸 건강을 강조한 것처럼 위 건강에 필요한 위장 전용 발효유에 대한 공감대를 확보했다. ‘헬리코박터균’이라는 낯선 개념을 도입해 기존 발효유와 차별화하고, ‘노벨의학상 수상자와 헬리코박터균 치유 공동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윌을 제시했다. ‘헬리코박터균’을 유형화해 그 균의 위험성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킨 거다. 커피믹스 시장에서 2위 브랜드로 급부상한 ‘프렌치 카페(French Cafe)’의 성공비결도 비슷하다. 프림이 몸에 해롭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카제인나트륨’이라는 생소하고 낯선 개념을 소비자에게 제시해 차별화했다.

 
브랜드가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연계성•차별화•유형성을 갖춰야 한다. 특히 연계성과 차별화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사람들이 공감하면서도(연계성) 생경하고 낯선(차별화) 개념을 만들고, 그 개념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유형성) 전략만이 브랜드의 성공 가능성을 커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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