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 최근 MS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모바일 분야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웹브라우저와 사무용 오피스 분야에서도 경쟁사의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PC의 최전성기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다. 그 전성기를 제대로 누린 회사는 하드웨어(HW) 분야의 델컴퓨터와 소프트웨어(SW) 분야의 MS가 꼽힌다.
특히 MS는 SW분야를 독점하다시피 하며 몸집을 키웠다. PC 운영체제(OS)에선 윈도 시리즈로 시장을 지배했고, 인터넷 시대가 본격화되면서부터는 익스플로러로 웹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했다. 사무용 SW는 말할 것도 없다. 엑셀•워드•파워포인트 등으로 구성된 ‘오피스 시리즈’는 전 세계 사무용 SW시장의 90%(업계 추정치) 이상을 점령했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걸까. 막강 MS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가장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는 곳은 웹브라우저 분야다. MS의 익스플로러는 2000년대 중반까지 시장점유율이 90%에 달했다.
2008년 말 구글이 웹브라우저 ‘크롬’을 내놓으면서 판도에 변화가 일었다. 2011년까지만 해도 10%대에 머물던 크롬의 시장점유율은 가볍고 빠른 웹사이트 처리능력이 소문나면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익스플로러와 크롬의 점유율은 현재 역전된 상태다. 글로벌 웹분석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전세계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크롬이 37.11%로 1위, 익스플로러가 29.77%로 2위다. 모질라의 파이어폭스도 21.34%의 점유율로 익스플로러를 바짝 뒤쫓고 있다.
사무용SW 분야에서도 MS 오피스의 아성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PC 위주의 사무용SW가 클라우드 기반의 사무용 솔루션으로 전환되고 있어서다. NHN은 최근 사무용 솔루션 ‘네이버웍스’를 내놓고 중소기업 위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의 국내시장 장악력을 감안할 때 오피스 시리즈를 위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무용 SW 분야의 작은 거인 한글과컴퓨터도 웹오피스 프로그램 ‘씽크프리 온라인’을 내놓고 대기업과의 연계에 힘을 쏟고 있다.

물론 MS도 클라우드형 오피스 프로그램인 ‘오피스365’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PC용 오피스 시리즈의 판매에 악영향을 우려해서인지 적극적인 영업은 펼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스365가 소극적인 마케팅을 하는 사이, 구글에서 내놓은 웹오피스 ‘구글앱스’가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MS의 위상이 흔들리는 결정적 이유는 모바일 분야에서의 부진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MS윈도폰의 모바일 OS부문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현재 3.0%에 머물러 있다.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점유율은 1%대로 더 낮다. 이 시장은 애플이 50%가량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조만영 미래웹기술연구소 대표는 “PC형 상품으로 성장을 거듭한 MS의 DNA는 아직도 PC에 쏠려 있다”며 “모바일 시대에 대한 MS의 초기대응 능력이 떨어진 것은 이 때문이다”고 평가했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allint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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