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와 그에 다른 건설경기 불황으로 건설사들의 차입금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19일 금융투자업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순차입금은 지난 2009년 말 10조7000억원에서 2012년 9월 말 18조1000억원으로 69.2% 증가했다.
투자적격 등급인 ‘BBB등급 이상’ 국내 종합건설업체 23개사의 순차입금을 집계한 결과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단기예금을 제외한 값이다. 업계에 따르면 AA 등급을 포함한 모든 등급에서 차입금이 확대됐다. 우량등급에 속하는 AA급 건설사들은 순차입금이 5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A등급 건설사들도 7조3000억원에서 8조7000억원으로 순차입금이 증가했다.
중견 건설사들이 포함된 ‘BBB등급’업체도 2009년 말 순차입금이 2조9000억원이었으나 2012년 9월 말 6조2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들 건설사의 순차입금 증가는 단기 채무가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업체를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안정된 중대형사들도 재무구조가 취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화건설·한라건설·계룡건설산업·두산건설·한신공영·한양·동부건설·코오롱글로벌·보성건설 등 9곳의 순자산 대비 단기성 차입금 비중은 2011년 9월 54.8%에서 2012년 9월 68.8%로 1년 만에 14.0%포인트 급증했다. 전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에서 1년 내 만기도래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64.0%에서 70.0%로 6.0%포인트 증가했다.
부담스러운 건 올해에도 건설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최근 디폴트에 빠진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도 건설사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allint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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