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는 말이다. 뜻은 좋다. 문제는 진정성이다. 당장 해외 전시에 참가하는 중소기업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이곳에선 전 세계 4500여개의 소비재 기업의 전시가 이뤄졌다. 역사의 현장에 서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부러웠다.
‘우리에게도 이런 전시관이 있다면 글로벌 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전시도 하나의 산업이다. 전시만 잘해도 소비자는 멀리 나가지 않고 전 세계 기업과 상품을 만날 수 있다. 국내 기업들도 해외 유명 브랜드와 경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국내 업체 20개가 모인 ‘한국관’에서 전시했다. 경기도와 인천광역시에서 각각 10개 업체를 선정해 참가한 것이다. 전시장을 한바퀴 둘러보니 주류•비주류전시관으로 나뉘는 듯했다. 대중에게 유명한 독일 압력밥솥 브랜드 ‘휘슬러’나 냄비•칼로 유명한 독일 주방 브랜드 WMF 등 유명 주방용품 브랜드는 3관 1~2층에서 전시를 했다. 거기에는 쌍둥이칼로 유명한 독일 브랜드 ‘행켈’도 있었다.

그렇다고 한국의 위상까지 낮았던 건 아니다. 꽤 유명한 독일식당에 갔는데 종업원이 한국어로 학센(독일식 족발 요리)을 서빙하면서 “족발 맛있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렸을 때는 LG마크가 선명한 TV를 봤다. 호텔에는 삼성전자의 TV가 있었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바로 맞은편에는 기아자동차•금호타이어 광고판이 대문짝만하게 붙어 있었다. 외국인이 “어디서 왔냐?” 묻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신나게 말춤을 추면서 웃어보였다. 몇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그때만 해도 외국인 대부분은 동양인에게 “일본인이냐? 중국인이냐?”고 물었다. 한국의 국격國格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중소기업이 유럽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하는 건 쉽지 않다.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부담이 크다. 이런 맥락에서 지자체에서 예산을 배분해 참가업체의 비용을 분담해주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전시회 참가 전 현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무역협회를 통해 꼼꼼하게 바이어와 연결하고, 미팅을 주선해줬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참가하는 업체들이 해외 전시회에서 더 알찬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책상이 아니라 중소기업 내부에 들어가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보고 듣고 느껴야 한다. 프랑크푸르트 전시회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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