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카톡’과 NHN의 ‘라인’이 인도네시아에서 결투를 벌이고 있다.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두 업체의 글로벌 시장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2억5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의 젊은층 비율이 45%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판세는 막상막하다.

# 1월 17일,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인도네시아 메시지 전송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사상 최악의 홍수사태가 발생한 직후다. 카톡은 올 2월 현지 사용자수가 1월 보다 228% 늘어났다. 카톡과 라인이 이번엔 인도네시아에서 맞붙는다. 인도네시아가 카톡과 라인의 승부처로 떠오른 이유는 간단하다. 2억5000만명이 넘는 인구대국인데다 전체 인구의 45%가 25세 이하 소비 인구라서다.
인도네시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두 업체의 행보는 적극적이다. NHN은 2월 14일부터 인도네시아 현지 최고 영화배우 겸 가수인 마우디 아윤다를 모델로 내세운 TV CF를 방영하기 시작했다. 반응은 좋다. 풋풋한 사랑 스토리로 그려낸 광고가 현지 젊은이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다. 특히 감정을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일종의 이모티콘인 라인 스티커의 인기도 많다.
2월 초부터 현지 방송의 전파를 탄 삼성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챗’ TV CF에도 라인이 등장한다. 해당 광고는 갤럭시 챗에서 다양한 앱을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CM송 중간에 ‘라인’ 단어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라인(LINE)이 인니어로 ‘다르다’는 뜻의 ‘Lain’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NHN은 휴대전화 제조업체와의 협력관계도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 외에도 인도네시아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블랙베리와 노키아 등 글로벌 단말기 업체와 손을 잡았다. 이를 통해 NHN은 라인 메신저뿐만 아니라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T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시장환경이 라인보다 카카오에게 유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가 인도네시아에 출시한 게임ㆍ플러스친구ㆍ그룹채팅ㆍ인터넷전화기능은 한국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콘텐트라서다. 카카오에 거액의 지분을 투자한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와 일본 IT기업 사이버에이전트가 인도네시아에 지사를 두고 있는 것도 호재다. 카카오의 현지시장 영향력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 | @kkh4792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