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경영 | 군인에서 거부가 된 범려의 계산 -끝-

사람들은 후천적인 습관 때문에 고생을 한다. 나쁜 습관 탓이다. 해마다 바꾸려고 결심하지만 작심삼일에 그치기 일쑤다. 더구나 성공모델을 알고 있더라도 그를 배우거나 연구하려 들지 않는다. “나 이대로 살다가 죽을 거야, 그냥 냅둬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이런 때 한방에 완치되는 약은 없다. 있다면 꾸준하게 배우려는 노력, 오로지 ‘배움’ 뿐이다. 상인에서 출발한 자공은 이런 진리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공자를 따른 것이다. 학생에서 출발한 범려 역시 같은 이유로 귀곡자의 문하생이 된 것이다. 타고난 것만 갖고 성공한 사람은 드물다. 후천적인 습관에서 간극이 생겨나고 실패와 성공이 결정된다.
명확한 목적이 있는 사람은 가장 험난한 길에서도 앞으로 나아가지만 아무런 목적도 없는 사람은 가장 순탄한 길에서조차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 토머스 칼라일
공부를 하면서 범려는 자신의 명확한 목적을 세운다. 오왕 부차에게 패한 월왕 구천의 군사軍師가 돼 가시밭길을 걷는다. 월나라를 재건하고, 오나라에 복수하려는 명확한 목적이 있었기에 고생을 감당하고 전진할 수 있었다.
상장군이 된 범려는 더 이상 자신이 오를 자리가 없다고 판단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가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었던 이유는 명확한 목적이 다시 생겨서다. 계연이 알려준 일곱가지 계책이 그것이다. 다섯개만으로 주군을 위한 복수와 입신양명에 성공했으니 나머지도 사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는 작은 배를 타고 강호로 떠돌다가 성과 이름을 바꾸고 제나라로 가서는 ‘치이자피’를 자칭하고, 도陶로 가서는 스스로 주공朱公이라고 불렀다. 주공은 이렇게 생각했다.
‘도陶는 천하의 중심으로 사방 여러 나라로 통해 물자의 교역이 이뤄지는 곳이다.’ (중략) 주공은 19년 동안 세차례나 천금을 벌었는데, 그것을 두번은 가난한 친구들과 먼 형제들에게 나눠 줬다. 이른바 ‘부유하면 그 덕을 즐겨 행한다’라는 것이다. 나중에 그는 늙고 쇠약해져 일을 자손에게 맡겼다. 자손들이 가업을 잘 운영해 재산을 늘려 거만금에 이르는 부자가 됐다. 그러므로 부를 말하는 사람은 모두 도주공을 일컫는다.
- 「사기열전2」, 민음사
세차례나 천금을 벌어 두번은 가난한 친구들과 먼 형제들에게 나눠 줬다고 하니 범려는 모두皆와의 소통을 돈으로 한 것이다. <끝 - 다음호에 소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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